조승래 국회의원

4차산업혁명과 더불어 갑작스레 맞닥뜨린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비대면 방식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온라인 화상 시스템에 기반한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이 도입됐고, 오프라인에서도 키오스크를 활용한 비대면 주문 등이 많아지는 추세다.

디지털 기술로 우리는 전보다 안락하고 편안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됐고, 감염병 전염까지 예방하는 효과를 얻었지만, 한편으로는 디지털 소외계층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세대와 계층, 장애 여부 등에 따라 디지털 불평등이 발생하면서 디지털 격차 해소가 우리 사회의 주요한 하나의 과제가 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거론되는 것이 디지털 포용이다. 그동안 디지털 포용은 다양한 디지털 교육 등을 통해 디지털 접근성과 역량을 키우는 것이 주된 역할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디지털 포용은 이러한 소극적 의미에서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필자는 디지털 포용의 목적이 디지털 격차를 좁히는 것 뿐 아니라 한 단계 더 나아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적극적 복지 시스템을 구축해 포용적 복지를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복지서비스의 한 예로 대전 유성구의 ‘스마트 경로당’ 사업을 들 수 있다.

스마트경로당은 기존 경로당에 정보통신 기술과 스마트 기기 등 인프라를 접목해 어르신 맞춤형 서비스 기능을 강화한 경로당이다.

한 마디로 더 똑똑해진 경로당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로당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어르신들의 체온이나 혈압 등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상시적으로 체크하고,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맞춤 정보를 제공하며 어르신들의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추진됐는데 이 사업의 모태가 유성구에서 시작된 ICT경로당 사업이다.

이미 유성구에서 2019년 ICT 인프라를 활용한 어르신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해 성과가 입증된 사업을 필자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소개하며 중앙정부 차원의 사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자체 성과가 중앙정부 차원의 사업으로 확산, 발전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사업으로 이제는 대전 유성구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 스마트 경로당이 설치·운영되고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개인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기술도 있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진행된 CES(세계가전박람회)에 등장한 스마트 조끼는 발달장애인의 집중력을 향상 시켜 평소보다 차분하게 다른 일들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성 옷이다.

해당 조끼는 사람의 신체에 압력을 적절히 가해 안아주는 느낌이 들도록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조끼 착용자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번 CES 2022 에서는 이런 기본 기능에 더해 착용자의 피부 전도, 심박수 등 생체 데이터를 수집해 감정 상태나 스트레스 상태를 체크하고, 자체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스스로 공기 양을 조절하며, 보호자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착용자의 상태와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기능을 추가로 선보여 혁신상까지 수상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이 직·간접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복지서비스는 현물, 현금 지급 및 공공서비스 이용 등 경제적 지원에 집중되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들을 이용하면 개개인의 건강 맞춤 관리부터 말 벗 도입까지 다방면에서 복지 서비스가 가능하다.

특히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에 이와 같은 다기능 복지 시스템은 새로운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지금부터 선제적인 노력을 해 나간다면 대한민국이 디지털 포용의 세계적 표준이자 롤모델이 되는 것이다.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 앞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포용적 복지 국가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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