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민 ETRI 전파자원연구실 책임연구원

최근 TV나 영화에서 혹은 일상생활 속에서 하늘을 날고 있는 드론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드론은 특별한 전문지식 없이도 비행 조종이 비교적 쉬워 드론을 활용한 영상촬영, 택배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드론을 활용할 경우 건설현장, 교량, 산악지역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의 영상을 세밀하게 촬영하거나 섬이나 산간 오지 마을에 물품을 배송하는 등 사람이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드론 이용 확산에 따라 공항이나 원자력발전소 등 국가중요시설의 안전·보안 위협이나 아파트 단지 내 드론 불법 촬영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등 드론 역기능 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드론의 식별 및 대응체계 부재로 인해 안전·보안 위협이나 범죄 행위 악용 시 추적 및 책임 소재 확인이 그동안 어려운 실정이었다. 필자와 소속 연구진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드론으로 인한 사건 사고로부터 시민과 국가중요시설을 보호할 수 있는 국가·사회문제 해결 기술은 뭐가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다 2019년도부터 ‘저고도 소형드론 식별·주파수 관리 기술 개발’ 사업을 수행하게 됐다.

자동차와 달리 드론은 하늘을 날며 이동하기 때문에 시야에서 조금만 멀어져도 드론의 형체도 알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드론 식별·관리 기반을 마련해 안전한 드론 이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드론에 자동차 번호판과 같은 드론 아이디(ID)를 붙여 식별하기보다는 드론을 원격으로 무선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진들은 드론 식별을 위한 표준기술 및 고유정보 무선 전송기술, 드론식별 탑재모듈, 지상식별기, 식별정보 통합관리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개발 중이다.

사업의 중간 연구성과인 드론식별 탑재모듈 및 지상식별기는 기존 드론식별 장치 대비 식별거리 성능을 100% 이상 향상시켰다. 또 소형드론 식별 정보 통합관리 시스템은 드론 식별정보를 저장, 관리해 사용자에게 차등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아울러, 드론식별 정보통합 관리 DB, 웹서버 및 드론 연계정보 정부 기관 가상 DB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드론식별 정보통합관리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안전한 드론 관리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이와 같은 기술 성과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ETRI 대표성과 국가·사회문제해결 성과분야 우수상을 수상키도 했다.

최근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럽 항공안전청(EASA)에서는 드론에 원격식별 장치를 의무 장착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내년에는 해당 규정이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관련법 개정·제정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모든 등록되는 드론은 원격식별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의 연구팀에서 개발한 드론식별 기술은 국제 드론 원격식별 규정을 국내에 실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성과라 생각한다. 안티드론 대응체계, 드론 교통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해 적용할 수 있다. 또한, 공항, 원자력발전소 등 국가중요시설에 ‘탐지-무력화 단계’의 2단계 안티드론 대응체계를 ‘탐지-식별-무력화’ 3단계 대응체계로 개선할 수 있는 진보된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들이 안전한 국가 드론 생태계를 조성하고 미래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유용하게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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