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옥배 공주문화재단 대표·공주문예회관 관장

2022년은 대전시에 있어 의미있는 해이다. 2022 세계지방정부연합(United Cites and Local Governments: UCLG) 총회가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대전에서 개최되며, 대전시가 주최도시이기 때문이다. 총회는 3년마다 개최되며, 각국 지방정부 수장들이 한데 모이는 지방정부와 국제기구 간 최대 규모의 행사이다. 조직위원회는 총회의 국문주제를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로 나아가는 시민의 도시’로 선정하여 발표하였고, 공식 블로그도 개설하였다.

총회의 여러 부대행사중 문화행사로 K-POP 콘서트와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이 열린다. 또한 대전시립예술단이나 대전예술의전당이 축하 기념 기획공연을 마련할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향유 중심의 문화행사가 아닌 문화에 대한 의제 토론의 장 계획이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갖는다. 왜냐하면 UCLG는 도시의 지속가능한 문화적 실천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UCLG는 2017년 5월 제2회 세계문화정상회의를 제주도에서 개최된 바 있다. 회의의 주제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문화를 위한 실천과 약속’이었다.

이 국제회의는 UN이 제시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에서 문화의 역할 제고와 지속가능문화에 대한 실천적 대안모색과 함께 지속가능발전의 문화적 이행을 수행하도록 채택된 ‘문화21실천(Culture 21: Actions, 2015)’ 참여 도시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UCLG는 2004년부터 지자체의 문화적 움직임을 촉구하며 ‘문화21 의제(Agenda 21 for Culture, 2004)’, ‘문화: 지속가능발전의 4번째 핵심(Culture: Fourth Pillar of Sustainable Development, 2010)’을 선언했고, 지속가능발전 아젠다에서 지역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왔다.

‘문화21실천’은 지속가능발전의 환경, 경제, 사회적 차원에 문화적 차원을 포함해야 할뿐만 아니라 문화에 대한 고려 없이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이행할 수 없음을 강조하는 선언이다.

우리는 문화가 국가 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영역 중의 하나임을 인식하고 국민의 권리임을 제시한 ‘문화기본법’을 제정하였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국가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역문화진흥법’도 제정하였다. 그럼에도 국가와 지자체의 지속가능발전목표에서 문화 분야는 누락되거나, 사회·경제·환경 분야에 비해 우선 순위에서 밀려 선택 요소로 과소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이번 회의가 문화관련 회의가 아닌 총회이지만, 이번 기회에 지역 차원의 부대행사라도 지역의 지속가능한 문화적 실천에 대해 중간지원조직 또는 민간 차원의 논의와 의제 형성의 장을 마련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권위와 규모있는 행사를 유치하는 것은 그것을 통해 전환의 계기를 삼기 위함이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대전시가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에서의 문화의 실천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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