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농협 연인숙 대리
고객 돈 600만원 지켜
[충청투데이 김정기 기자] "통장에 있는 600만원을 다른 은행 계좌로 송금해주세요."
지난달 28일 오전 11시경 증평농협 도안지점을 찾은 강 모(62·여) 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연인숙(40·여)대리에게 출금을 요청했다.
말투가 수상하다고 느낀 연 대리는 "어떤 용도로 송금하시냐?"고 물으며 그녀를 예의주시했다.
머뭇거리던 강 씨는 "다른 곳에 살다가 증평으로 이사를 오려고 집을 짓고 있다"며 "공사대금으로 출금하겠다"고 답했다.
연 대리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잠시 후 거래영수증을 가져온 강 씨는 놀란 표정으로 "잘못 송금한 것 같다"고 어리둥절해했다. 이를 본 연 대리는 곧바로 입금 정정 처리한 후 강 씨를 안심시켰다.
이어 강 씨에게 "휴대전화를 달라"고 요청해 확인한 결과 대출 관련 사기라는 것을 확신했다.
카톡과 문자 등을 통해 사기범이 강 씨에게 보낸 내용이 고스란히 확인된 것이다.
우리은행 직원으로 속인 사기범은 "3000만원을 대출해줄 테니 600만원을 먼저 보내달라"고 했다.
강 씨의 설득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처음부터 휴대전화를 잘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 강 씨를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여러 차례 설득을 시도, 강 씨의 소중한 자산을 지켜냈다.
또 증평농협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전화금융사기 대응 요령 교육이 실제 현장에서 빛을 발휘해 의미를 더했다.
김규호 조합장은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농촌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전화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었다"며 "농업인들은 수상한 문자나 전화가 걸려 오면 당황하지 말고 우리 농협을 믿고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해 줄 것"을 당부했다. 증평=김정기 기자 jay000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