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 배재대 문화예술대학장

힘들었던 2021년이 가고 2022년 새해가 밝았다.

행복지수가 높다는 북유럽국가 사람들의 행복 비결은 무엇일까?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쉬는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감정을 소모하지 않고 마치 그날이 인생 최고의 날인 것처럼 하루를 만끽한다는데 과연 가능한가?

아쉽게도 내게는 쉬운 듯 어려운 일이 돼 버렸다,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대자연의 품에 안기라는 말이 있는 걸 보면 대자연의 가르침대로 단순하게 살아야 하는데 말이다.

"자연의 자태만 보아도 그것은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한 에머슨의 말이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지쳐있는 심신에게 주는 빛줄기 같은 말이다.

실제로 잠시 짬을 내어 산책만 해도 머리가 맑아지고 상쾌함이 느껴지는 걸 보면 내 몸에 경고하는 메세지 같다. 어쩌면 몸은 끊임없이 내게 경고를 보내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무시한 채 일상을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말년의 모네는 시력을 잃었다.

일생 동안 빛을 기록하던 혹독한 작업의 댓가였을 것이다.

모네는 눈 수술을 거부했고 마음속 눈으로 그림 하는 길을 택했고 시력을 잃고도 빛을 그려냈기에 경이롭다.

하늘과 강물의 경계를 알 수 없어 고개를 이리저리 돌아가면서 모네 수련을 감상했던 나 역시도 모네의 마음속 눈을 존중하게 되었다.

모네의 그림에서 빛이 주는 풍경에 감탄이 오는 이유도 내게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나는 눈의 피로함을 느끼나 싶더니 아프다.

작업을 하는 이에겐 손만큼이나 중요한 눈에게 요즘 들어 더 미안해진다.

모네만큼 치열하게 작업을 해서 얻은 결과라면 스스로에게 위안이라도 될 텐데 세상 살아가는 일에 더 노출된 탓에 눈이 혹사하고 있으니 모네의 마음속 눈을 희망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모네와 지베르니의 빛이 생각을 넘어 날 일으킨다. 빛이 감싸주고, 안아주고, 끌어올려 품고, 그런 마음이 그림으로 나타났으니 최고가 될 수밖에 없었던 모네의 빛이 새삼 휑해진 나의 눈이 모네 그림에 위로를 받는다.

새해는 왠지 거창한 다짐을 전해야 할 것 같다.

작년 이맘때 즘엔 모두가 1년 내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될 거라는 믿음을 가졌다. 하지만 그 기대는 여러 번 배반당했다. 몇 달 잠시 숨통이 트이나 했더니 다시 일상은 혹독한 겨울 날씨처럼 얼어붙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안 속에서 고독하게 작업해 가듯 견뎌내는 예술가들처럼 견뎌보자. 인생은 견디고 버텨 내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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