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옥배 공주문화재단 대표·공주문예회관 관장

사회불평등은 사회통합과 발전을 해치는 요인 중의 하나다. 이 때문에 정부는 사회불평등 해소정책 중의 하나로 저소득층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회불평등의 첫 요인으로 꼽는 것이 경제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의 사회불평등은 경제요인 외에 다른 요인도 존재한다. 문제는 우리가 사회불평등의 요인으로 경제요인 외에는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더라도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교육불평등, 의료불평등, 정보불평등, 교통불평등, 문화불평등 등등이 그러한 요인에 속한다.

문화불평등은 과거 취미와 향유의 문제로 볼 때 경제적 문제라고 여겼다. 그러나 문화의 영역을 넓어지고, 글로벌화와 취향이 다양화되면서 문화향유 기회로 인한 불평등은 경제문제를 뛰어넘는 것이 되었다.

인터넷은 이러한 격차를 줄이는 새로운 요인으로 등장하였다. 초기에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정보획득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만을 하였다. 문화정보영역에 한정되었던 인터넷이 이제는 온전히 문화불평등을 해소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는 바로 유튜브, 넷플릭스, 트위치 등의 스트리밍서비스의 등장으로 이루어졌다. 진화한 스마트폰의 기능은 IP TV나 개인 PC를 넘어 스트리밍서비스를 확장하는 요인이 되었다.

고가의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나 공연장의 공연은 사회적 기회, 정보교환, 소속감이 활발히 생성되는 곳이지만 경제적 요인으로 문화적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런데 MZ세대에게는 백화점이나 예술의전당의 매력이 더 이상 어필되지 못한다. 그들은 경제자본에 자신의 삶이 지배당하는 곳에서 더 이상의 재미를 얻지 못한다. 그들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열려있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문화공간에서 자아를 실현한다.

자그마한 스마트폰 화면으로 펼쳐진 세계는 새롭고 거대한 세계다. 이 작지만 거대한 세계는 경제능력에 기반한 문화가 아닌 누구나 접속하고 체화할 수 있는 평등에 기반한 인터넷 스트리밍 문화다. 여기에서 백화점의 문화센터, 예술의전당의 공연에서 현장감으로 얻어지는 문화적 경험은 다른 차원의 문제로 논외로 하겠다.

일부는 현장감에 비하여 스트리밍문화를 가상이라고 평가절하하지만, 이미 MZ세대에게는 가상이 현실의 우위에 있는 세계가 되었다. 젊은이들의 가상화폐, 메타버스, 실사게임 등의 몰두가 그렇다. 스트리밍문화는 기존 오프라인 시장의 위계성에 반해 평등에 기초한 소통과 공감의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스트리밍은 접속하는 순간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하고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난다. 시공간적 제약과 경제적 제약에서 벗어나 나를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새로운 소속감을 만든다. 사회불평등의 한 요인인 문화불평등을 해소하는 기능을 스트리밍문화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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