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값 1kg당 2000~3000원 인상… 2만 7000원선 거래
우유·버터·달걀 등 원자재값 중줄이↑… 카페선 '곡소리'
"봉쇄 조치에 기후 이상까지..." 내년도 원두값 인상 예상

대전 시내 한 프랜차이즈 카페. 사진=충청투데이DB
대전 시내 한 프랜차이즈 카페. 사진=충청투데이DB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주요 식료품을 비롯한 공산품 가격 인상과 함께 원두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두는 물론 우유와 버터, 달걀 등 디저트 재료값도 줄줄이 올라 제품 가격 조정이 필요하지만 인상 후 그나마 이어지던 손님 발길마저 끊길지 노심초사 하고 있다.

30일 대전지역 내 한 원두공급업체에 따르면 최근 원두 가격이 1kg당 2000~3000원 가량 인상돼 2만 7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선화동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A 씨는 매출이 잘 나오는 편이라 한 달에 원두를 약 90kg 가까이 사용한다. 원두 가격이 오르면서 추가적으로 15만~18만원가량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

A 씨는 “원자재 가격이 야금야금 오르면서 매출도 그만큼 줄어들었다”면서도 “원두 뿐 아니라 다른 원자재값도 다 같이 오르다 보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원두값뿐 아니라 밀가루, 계란, 버터 등 디저트 원자재 가격도 줄줄이 인상됐다.

이달 소비자교육중앙회의 대전지역 소비자물가 조사결과 지난해 5197원이었던 달걀(일반란·한 판)값이 올해 6949원으로 3.7% 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버터와 분유 등 유제품은 19.1%, 밀가루는 9.6% 올랐다.

지역 카페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인근 프랜차이즈 매장과의 경쟁 탓에 가격을 올리기도 쉽진 않다.

A 씨는 “달걀이 ‘금란’이란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며 “본사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매장이야 원자재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덜하겠지만, 소매로 떼 오는 소상공인은 타격이 훨씬 크다”며 토로했다.

해외 커피농장과 직접 계약을 맺고 있거나 대형 창고에 원두 등 원자재를 보관 중인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창고가 있어 당장 원두 가격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둔산동의 한 대형 카페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한 달에 원두를 200kg 이상 사용하기 때문에 매달 원두값만 50만원 가량 더 지출된다.

더욱이 이곳은 2층 규모의 큰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 제한으로 인해 저녁 매출이 뚝 떨어졌다.

해당 카페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B 씨는 “규모가 큰 만큼 원두를 많이 쓰기 때문에 원두값 상승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카페가 크면 난방비, 인건비 등 유지비도 많이 들기 때문에  영업시간 제한까지 들어가면 매출은 답도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전지역에서 원두를 공급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브라질, 베트남 등 주요 원산지의 기후 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로 내년에도 원두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이어 원자재 상승으로 업주들의 어려움이 극심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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