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단건 배달 등 출혈 경쟁
대형 플랫폼 업체, 비용 떠넘겨
배달비 상승에 단건 배달 ‘손해’
시간 못 맞추면 별점테러… 울상

배달앱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대형 배달플랫폼 업체들의 ‘고래싸움’에 자영업자들의 ‘등’만 터지고 있다.

일상화된 배달 시장을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 이츠’ 등 일부 대형플랫폼 업체의 이벤트 비용부담을 사실상 고스란히 영세 자영업자들이 떠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또 소비자 편의를 우선하는 ‘척’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는 배달비 증가, 라이더 부족 등의 문제로 이어져 결국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 피해자가 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배달앱을 확인해본 결과, 대형 배달플랫폼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쿠팡 이츠는 이벤트를 각각 10개, 25개, 14개 진행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가맹점 의사와 관계없이 이벤트 비용을 떠안고 있다고 주장한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배달플랫폼과 협의에 따라 이벤트 비용을 50~80%까지 부담하는데, 비용의 상당 부분을 가맹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이런 가운데 자본력이 열악한 영세 자영업자과 프랜차이즈 업체 간 출혈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전 서구에서 돈까스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이벤트를 하면 영세 자영업자들은 무료 배달 서비스라도 제공해야 경쟁이 가능하다"며 "배달이 늘어도 남는 게 없어 최소 주문비용이라도 올려야 하지만 주문이 줄 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소비자의 편익을 강조하는 듯한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의 ‘단건 배달’은 배달비 상승과 라이더 부족 문제를 일으키면서 ‘할수록 손해’ 라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기본 월 사용료뿐 아니라 최소 배달비(3000원 수준), 배달 수수료, 거리나 날씨에 따른 할증 비용을 포함하면 배달비만 7000~8000원에 이르러 배달을 포기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배달플랫폼에서 허용하는 최대 배달비는 6000원인데 그 이상은 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탓이다.

자영업자들은 결국 배달을 하지 않거나 음식 값 인상을 감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배달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별점 테러 등이 쏟아져 홀이나 포장 장사를 포기하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쿠팡이츠는 신원 확인조차 안 된 이들에게까지 배달을 허용하면서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대전 유성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특성상 야간 배달이 많은데 라이더분들이 수시로 바뀐다. 한 번은 배달을 조심히 해달라고 하자 욕설과 협박을 당한 적도 있다"며 "자영업자들뿐 아니라 소비자들까지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서비스 이용을 중지했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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