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271억 투입 건설계획 발표
예산군 "숙원사업 해결돼 기뻐"
홍성군 "축하"→“유감”번복
"홍성역과의 거리 6㎞ 불과
KTX 정차 어려울 것" 지적
전액 지방비 투입도 유감 표현

삽교역 위치도. 충남도 제공.
삽교역 위치도. 충남도 제공.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충남도의 예산 삽교역 신설 추진에 대해 ‘한 도시 두 지자체’인 홍성군과 예산군이 미묘한 온도차를 나타내고 있다.

20일 도와 홍성·예산군에 따르면 도는 최근 도청 소재지인 내포신도시와 국가대동맥인 서해선 복선전철을 잇는 관문이 될 예산 ‘삽교역’ 신설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양승조 충남지사와 황선봉 예산군수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재부가 총사업비심의위원회를 통해 삽교역 설치비를 반영한 서해선 총사업비 변경을 최종 승인했다"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삽교역은 내년부터 2년 동안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2025년 완공될 예정으로, 총 사업비는 271억 원이다.

2023년 서해선 개통 이후 경부고속철도까지 연결되면, 서해선을 운행하는 KTX 열차가 정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도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충남 행정중심도시인 내포신도시를 양분하고 있는 홍성과 예산의 반응이 엇갈렸다. 우선 예산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황 예산군수도 "군민의 10여 년 숙원 사업이던 삽교역 신설이 확정돼 정말 기쁘다"면서 반색했다.

반면 홍성은 입장을 번복하면서까지 유감을 표현하고 있다.

홍성군은 도의 삽교역 신설 확정 발표 직후인 지난 16일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수용하면서 예산군민께 축하의 뜻을 전한다"고 발표했다가, 다음날인 17일 사업비 부담과 역 명칭 변경 문제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의를 제기했다.

홍성군은 "삽교역 신설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향후 내포신도시의 확장성에 따라 사업의 타당성,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균형발전에 타당이 확보된다면 국비를 투입해 신설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사업비 전액을 지방비로 하는 지방예산투자계획서를 제출하고 기재부가 이를 승인한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또 삽교역과 홍성역의 거리가 6㎞에 불과한 상황에서 시속 250㎞에 달하는 고속철도가 삽교역에 정차하는 것은 경제성이나 고속철도의 당초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게 군의 주장이다.

최승천 홍성군지역발전협의회장은 "경제성 등을 무시하고 수백억 원의 지방비를 투입해 삽교역을 신설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결정"이라며 "현재 역세권 개발이 진행 중인 홍성역을 알차게 개발해 명실상부한 충남 서해안의 관문역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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