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경재 충북도의회 사무처장 인터뷰
"인사시스템보다 운영하는 사람 중요"
현장 매뉴얼 부족 직원들 어려움 겪어
조례·규칙·법령 해석·제정 과정 담아
인사권 독립 취지 의회기능·역할 강화
매뉴얼화 공감대 형성위해 노력할 것
도민 거리감 결국 소통의 문제라 생각
"도민행복·일자리창출 의회 힘쏟겠다"

▲ 맹경재 충북도의회 사무처장은 충북이 잘 살기 위해서 제조·서비스업의 일자리 만들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충북도의회 제공
▲ 맹경재 충북도의회 사무처장은 충북이 잘 살기 위해서 제조·서비스업의 일자리 만들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충북도의회 제공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에 따라 각 지방의회는 내년 1월 13일 ‘인사권 독립’ 체계를 갖춘다. 대전환을 앞둔 충북도의회 맹경재 사무처장은 사무처를 향해 "열정, 자기희생, 목표점"을 강조했다. 공직생활 38년차인 맹 처장에게 과연 ‘사무처가 어떻게 변화’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인지 들어봤다. 아울러 충북도에서 11년이나 경제파트에서 근무한 그는 "충북이 잘 살기 위해선 제조·서비스업의 일자리 만들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도의회 사무처장으로 취임(7월 1일)한 지 반년 정도됐다. 기억에 남는 일과 소회가 궁금하다.

"15년 전에 도의회에 근무했었다. 돌아와서 현장을 보니까 매뉴얼이 부족해 직원들이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받아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지방자치 역사가 30년인데 역사가 무색하다는 생각도 든다. 대의기관인 도의회의 발전 토대를 잘 다지려면 조례, 규칙, 법령 등을 해석하고 제정하는 과정 등을 담은 매뉴얼이 정착돼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현장과 규정간 괴리를 극복해야 한다. 인사권 독립의 취지는 도의회 기능과 역할 강화다. 직원들이 의정활동을 보좌하면서 매뉴얼을 만드는 일도 함께할 때 도의회의 기능·역할은 커질 것이다. 매뉴얼화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의회 사무처가 잘하고 있는 점과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사무처는 도민의 대표 도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무처에서 지혜롭고 똑똑하게 의정활동을 보좌하면 긍정적 이익은 도민들에게 돌아간다. 직원들은 지혜로워야 하고 기획력도 겸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최근 ‘코로나19’가 오미크론으로 인해 재확산하고 있는데 도의원이 대안을 만들어 달라고 직원들 한테 주문했을 때 사무처는 쟁점, 개선방안, 문제점, 맥락 등을 찾아내서 최적의 안(案)을 만들어야 한다. 직원들의 사고가 변모해 가는 과정에 놓여 있는데 우수한 직원 양성을 또하나의 방향성으로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얘기를 보태면 콜마 윤동환 회장은 경영 보다 채용 면접에 힘을 쏟는 다고 한다. 사람이 잘 들어오면 회사는 자연스레 성장한다는 게 윤 회장의 철학이다. 콜마는 효성과 자기희생, 지향하는 목표 등을 주안점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하는데 저 역시 이런 기준에 동감한다. 사무처 직원들은 하루를 출근해 기안을 하더라도 도민들에게 줄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주인의식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전히 도민들은 도의회에 거리감을 느끼고 도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소통의 문제이다. 도의회와 165만 도민 소통, 또 도의원들과 사무처간 소통, 또 기관대 기관간 소통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때 도민행복을 위한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도의회가 소통에 이어 열정을 갖고 도민들의 애로 사항을 풀어줄 때 165만 도민과 도의회간 거리는 좁혀질 것이다."

-사무처의 위상을 세울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도의회에 돌아와서 직원들에게 보고서를 작성할 때 자필로 쓰고 소리내서 읽어보라고 권유했는데 직원들이 노력을 해서 보고서의 질은 상당히 향상됐다. 이런 직원들의 노력만으로도 일정 부분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노력이 사무처의 위상을 세울 것이다. 결국 업무 마인드인데…. 내년도에는 직원들의 마인드 변화를 위해 위탁교육 등 더 관심을 가질 계획이다."

-도의회 인사권 독립이 곧 가시화하는데 준비는 잘 되고 있나.

"인사권 독립을 통해 내년 1월 13일부터 임면·교육·훈련·복무 등을 도의회가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이번 정례회 때 관련 조례와 규칙 30여건이 모두 통과될 것이다. 얼마전 지사와 의장이 첫 시행인 만큼 착오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방지하기 위해 지방의회 인사권독립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시행 전까지 의장단, 사무처, 도청 집행부와 긴밀히 협의해 시스템을 갖추겠다. 시스템을 잘 구축하는 노력은 당연한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올 한해 도의회의 성과를 꼽아달라.

"무엇보다 입법활동이 활발히 전개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조례 제·개정 247건이 이뤄졌고 이 가운데 의원 발의는 156건에 달한다. 대표적인 조례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조례, 농업인 공익수당 조례, 공공보건의료 지원단 설치 및 운영 조례 등이 있다. 또 안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안전환경지원 조례도 눈에 띈다. 아울러 충북선철도 고속화 지원과 KTX오송역 활성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등을 구성해 지원활동을 활발히 펼쳤고 청주도심을 반영한 충청권광역철도 구축을 위해 도민들과 한마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 뿐만이 아니다. 충북 농촌 인구 증가를 위한 연구와 미포상 독립운동가 실태 파악도 현재진행형이다. 165만 도민행복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달려온 숨가뿐 1년 이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설이 있다. 출마하나.

"공직자로서 선출직 출마와 관련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저를 믿어주고 사랑해 주는 선·후배들로부터 정치에 나설 때가 아니냐는 권유를 많이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성원에 감사드린다. 38년 동안 도민 세금으로 봉록을 먹으면서 열심히 살았는데…. 정년까지 3년 정도 남았다. 앞으로 도민 행복지수를 더 올릴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열중하겠다. 이시종 지사로부터 오직 도민들만 바라보고 일 한다는 자세를 배웠다. 맡은 바 임무를 다하겠다."

-못다한 얘기가 있나.

"행정과 정치의 목적은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것이다. 옛날 얘기를 좀 하면 고향이 괴산인데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초등학교 밖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일 정도였다.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를 보면 행복 추구권이 있다. 먼저 경제적인 부분이 충족돼야 하는데 결국 일자리, 직업이 있어야 한다. 행정 공직자들과 정치권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특히 제조·서비스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기업인들은 존경받고 사랑 받아야 한다. 165만 도민여러분이 제조·서비스업에서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함께해 주길 기대한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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