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0곳 중 1곳 원격수업관리위 미운영… 강의 재탕·PPT 의존 분위기 여전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내년부터 대학·대학원에서 온라인 수업으로도 학위 취득이 가능해지면서 수업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대학 내 설치된 원격수업관리센터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를 양성하는 대학원 역시 석사학위 취득을 위한 온라인 수업방식이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내년 3월부터 국내 일반대학(대학원 포함)은 온라인 석사 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온라인 학위 취득의 길이 열린 것은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고 원격수업 강의 20% 제한 비율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됐지만 원격수업 센터, 수업 관리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원격수업 질 관리를 위해 대학 내 설치할 수 있는 ‘원격수업관리위원회와 원격교육지원센터’가 없는 대학이 있어 한계를 더하고 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대학별 원격수업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원격수업관리위원회를 미운영하는 대학은 190곳 중 21곳으로 나타났으며 원격교육지원센터도 24곳이 운영을 안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학 10곳 중 1곳 원격수업관리위원회 운영이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대학원도 마찬가지.

이미 대학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수업방식과 일방적인 소통구조 등이 문제로 꼽힌다. 대학원의 경우 수업이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고 있어 대학(학부)과정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일부 대학원에서는 PPT에 의존하거나 기존 강의를 재탕하는 돌려막기 형식의 수업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학원 석사과정은 수업 외에도 논문작성 등 학습자와 교수 간 소통이 긴밀하게 요구되지만 기존 강의를 재탕하거나 PPT자료에만 의존하는 분위기가 여전해 한계가 따르고 있다.

지역 대학원생 한모(30) 씨는 "온라인 학위 취득이 가능해지면 본업이 있거나 타지에 있는 대학원생들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편하겠지만 수업의 질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미 일부 강의들이 단순한 설명에 그치고 논문심사 역시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어 맞춤형 피드백을 받기에는 한계가 따른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계는 원격수업 질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한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원격 수업이 시작되면서 교수학습지원법, 원격수업 위원회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며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비대면 교육방식에 걸맞는 시스템 개발, 강의법 연구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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