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해가 갈수록 차 막혀…트램 개통 후 더 심해질까" 우려
시 등록 차량대수↑ 안전속도 5030 등 속도저감정책 겹친 탓
관계자 "보행자 안전 위한 교통정책… 시민들의 이해 부탁"

1일 오전 10시30분경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도로에 차가 정체돼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1일 오전 10시30분경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도로에 차가 정체돼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둔산동 도심에서 차 밀리는 건 두말하면 입 아프고, 요즘엔 외곽으로 나가는 도로도 다 막혀요. 과속단속 카메라도 어찌나 늘었는데 속도 제한 맞추려다 보니 뒤로 줄줄이 밀리면서 서로 양보도 안 해주는 거죠.”

1일 오전 10시 30분경 대전 서구 용문동 일대. 출근 시간이 지난 오전 시간이었지만 일대는 차로 가득했다. 약 1km 정도 거리를 지나는 동안 매 신호마다 정차해야 했다.

이날 용문동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이 일대에서 신호를 한 번에 받지 못하고 번번이 밀리는 상황이 올해 들어 계속되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기사 A 씨는 “이곳은 신호 한번만 받으면 쫙 빠지는 곳이다. 그런데 이젠 이렇게 신호마다 번번이 걸린다”며 “대전에서 8년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데 확실히 차가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갤러리아,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사람이 몰리는 대형 시설 인근은 말할 것도 없고, 낮에도 유성에서 서구로 넘어가는 것도 30~40분씩 걸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전 시내 곳곳에서 만난 택시 기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규모 시설이 밀집한 상습 정체구간뿐 아니라 출퇴근 시간과 관계없이 도로가 전반적으로 정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시간 서구 월평동에서 유성구 봉명동으로 넘어가는 계룡로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 왕복 10차선이나 되는 곳이지만 도로는 차량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해당 도로는 대규모 시설이 밀집한 곳이 아니라 대부분이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는 ‘이동구간’임에도 불구하고 정체가 발생하고 있었다.

시민들도 날이 갈수록 대전지역 교통정체가 심해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동구 대동에 거주하는 B 씨는 유성구 덕진동에 위치한 직장과 집 사이 이동시간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전에 15분정도 소요됐던 총 15.5km 거리의 출퇴근 시간이 이젠 30분가량 걸린다고 설명했다.

B 씨는 “차 안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진지하게 신탄진, 서구 둔산동, 유성구 도안동 등으로 이사도 고민했다”며 “30분도 낮 시간 얘기고, 차가 막히는 퇴근 시간엔 꼼짝없이 갇혀 1시간 30분도 걸린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상습적인 교통정체는 매년 늘어나는 차량대수, 안전속도 5030 등 속도저감정책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전시에 등록된 차량대수를 보면 매년 10월을 기준 △2017년 65만 8534대 △2018년 66만 8645대 △2019년 67만 2772대 △2020년 68만 4826대 △2021년 69만 81대로 집계됐다. 해마다 약 4000~1만대의 차량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어린이보호구역 내 속도제한, 안전속도 5030 정책 등과 연계해 지역 내 총 409대의  과속단속카메라가 운영되면서 교통정체는 더욱 심해진 상황이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인 트램까지 설치되면 교통 정체는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민식이법 시행으로 어린이 보호구역 내 속도제한 등 각종 교통정책이 실시되면서 올해 과속단속카메라를 다수 설치했다”라며 “보행자가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전국적인 정책이니 다소 불편하더라도 시민께서 이해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1일 오전 10시30분경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도로에 차가 정체돼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1일 오전 11시경 대전 중구 유천동의 한 도로에 차가 정체돼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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