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성지' 으능정이 거리 메인거리마저… 폐점 속속 증가
코로나19에 아울렛·백화점 개점하며 발길 '뚝' 상인 이중고
업계 "원‧신도심간 불균형 해소할 정책 및 협의체 마련해야"

​15일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 문을 닫은 한 점포 리모델링을 위해 자재들이 쌓여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15일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 문을 닫은 한 점포 리모델링을 위해 자재들이 쌓여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15일 오후 5시. 북적여야할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 번화가는 지나는 사람이 거의 없이 한산했다. 스카이로드가 설치된 이곳은 대전을 대표하는 명소로 2030 젊은 세대가 찾는 주요 번화가로 꼽힌다.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지만 최근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스카이로드 아래 메인 거리를 거리를 조금만 걷다 보면 ‘임대문의’를 붙인 채 텅 비어있는 점포를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으능정이 스카이로드 밑으로 이어진 메인 스트리트를 걷는 약 5분 동안 보인 1, 2층 상가 중 문은 닫은 점포는 총 7곳이었다. 개‧폐업을 식별하기 어려운 3층 이상의 점포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폐점 후 다른 업종으로 개업하기 위해 공사 중인 점포도 2곳이 있었다.

그동안 젊음의 성지로 여겨졌던 으능정이거리 메인 상점가가 썰렁해지는 상황에 인근 상인들은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다.

상인들은 사적모임 인원제한, 영업시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높은 임대료, 인건비 누적을 감당하지 못해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하소연한다. 

15일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 문을 닫은 한 점포를 철거한 자재들이 입구에 쌓여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15일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 문을 닫은 한 점포를 철거한 자재들이 입구에 쌓여 있다. 사진=전민영 기자

여기에 최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콤플렉스 등 아울렛과 백화점이 연이어 개점하면서 가족, 연인 단위 손님이 눈에 띄게 급감했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은행동에서 오랜 기간 액세서리 점포를 운영한 한 자영업자는 “가장 목이 좋다는 스카이로드 초입도 예전과 비교해 손님이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며 “몇 해 전만해도 10~30대 다양한 연령층 방문했는데, 손님이 모두 신도심으로 향하다보니 이곳은 이제 10대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또 다른 상인은 “높은 임대료에도 곧 상황이 나아질 거란 기대로 버티고 있었는데, 손님은 점점 더 줄어든다. 빚만 쌓이니 이젠 가게를 접어야 하나 싶다”며 “아이들 학원을 보내고, 가족 여행을 가는 여가활동은 이제 사치”라고 말했다.

메인 거리에서 조금만 뒤쪽으로 돌아가면 중간 중간 공실이 즐비해 이빨 빠진 모양새였다.
코인노래방, 식당, 카페, 디저트전문점, 술집 등 다양한 업종의 점포에는 곳곳에 ‘임대문의’ 안내가 붙어 있었다.

지역 소상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뿐만 아니라 원‧신도심간 불균형을 맞추기 위한 정책 및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태호 대전은행동상점가 상인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적자로 메우며 버티던 상인들이 이젠 대형 아울렛 개점으로 상황이 더욱 힘들어졌다”며 “대다수 원도심 상인들이 생업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지자체에선 지역을 균등하게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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