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임시시설 프레스데이
도복차림 어린이 밝은미소
법무부 “국내정착 도울 것”

▲ 13일 오전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운동장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의 자녀들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충청투데이 김정기 기자] "태∼권∼도!"

13일 오전 10시경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와 그 가족들이 생활하는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운동장에 우렁찬 기합 소리가 울려 퍼졌다.

태권도 도복 차림의 아프간 청소년과 어린이 40여명이 사범의 구령에 맞춰 주먹 지르기와 앞차기 등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처음 접하는 태권도 동작이 어색해 보였지만, 호기심 가득한 얼굴에서는 밝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법무부는 문화체육관광부, 태권도진흥재단의 도움을 받아 지난 6일부터 이곳의 아프간 청소년 120여명을 대상으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사회적응교육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태권도 수업은 3개 반으로 나눠 주 3회씩 한다. 이날은 4번째 수업이다.

이날 법무부는 2차 프레스데이 행사를 마련해 아프간 특별기여자와 그 가족들의 국내 적응 상황을 소개했다.

행사장에 나온 A(13)양은 "아프간에서는 여성에게 자유가 없는데, 한국에 와서 히잡도 쓰지 않고 자유롭게 태권도를 배울 수 있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B(15)군은 "아프간은 태어날 때부터 온통 전쟁뿐이었다"며 "안전한 한국에 들어오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이 생겼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곳에는 지난 8월 말 국내로 들어온 아프간 특별기여자와 가족 391명이 생활 중이다. 이들은 모두 국내 정착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이들이 한국사회에 잘 정착하도록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통해 언어능력 향상과 한국사회의 이해를 돕고 있다.

법무부 측은 지난 8일까지 성인 대상 15시간짜리 기초교육을 마련,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가르치고 간단한 한국어 인사도 나누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부터는 문장 구성, 숫자, 시간, 아픈 곳을 표현할 정도의 초급 1단계 교육이 시작된다.

이 교육이 끝나면 일상에서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2단계 교육도 마련된다.

교육부와 충북도교육청은 학령기 아동의 교육지원에 나섰다. 기초 한국어 과정, 심리치료, 특별활동 등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5개월간의 적응 교육이 끝나면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은 인재개발원을 퇴소해 각자 취직한 지역에 거주하게 된다.

진천=김정기 기자 jay00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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