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미디어 위주 환경, 독서 줄어
전문가 "독서 통한 지식 학습 필요"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현대판 문맹’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한글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단순히 글을 읽는 것을 너머 글의 의미를 파악하기까지 어려워하는 사람이 전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7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바로면접 알바콜에 따르면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 1310명을 대상으로 ‘현대인의 문해·어휘력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0.8%가 ‘내용이 길고 전문용어가 많은 문서를 읽을 때 어렵다’고 응답했다. 또 본인의 문해·어휘력이 학창시절과 비교해 수준이 낮아졌는지 질문에는 89.4%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같은 원인은 독서 저하와 디지털·미디어 환경이 자리잡은 것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충청권에서도 ‘책을 읽는 움직임’이 더뎌지고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독서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충청권의 독서활동은 전국평균보다 낮다. 대전의 연간 독서율은 39.3%로 충청권 중 가장 낮았으며 △세종 53.4% △충남 41.9% △충북 48.5% 또한 전국평균(55.7%)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보습득의 방식이 다양해진 것도 문해력 저하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동안은 정보획득의 주요 통로가 독서였기 때문에 ‘책읽기’의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를 통한 이용과 접근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이는 미디어의 접근성이 쉬워지면서 ‘굳이 독서를 하지 않아도 정보를 얻을 곳이 많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글날을 이틀 앞둔 7일 대전 중구 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여성들이 직접 쓴 한글을 자랑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한글날을 이틀 앞둔 7일 대전 중구 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여성들이 직접 쓴 한글을 자랑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이는 아동·청소년들의 ‘디지털 문해력 저조’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아동과 보호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언어문해력과 디지털 문해력을 조사한 결과, 디지털 문해력은 아동이 부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은 독서를 통해 지식을 얻는 학습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병문 공주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학생들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 부담감이 커져서 자연스레 독서와 멀어지면서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최근에는 다양한 정보를 얻은 루트가 다양해져서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근본 원인조차 부정되는 시기다. 독서에 대한 중요성은 계속적으로 하되 미디어 환경에 맞춘 문해교육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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