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곡물자급률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식품부 자료를 보면 2020년 사료용 수요를 감안한 곡물자급률(잠정집계)은 20.2%로, 지난 2019년 21.0%보다 0.8%p 떨어졌다. 곡물자급률이 상승하기는커녕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거나, 수입이 중단될 경우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 식량안보차원에서라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쌀 자급률이 100%에 육박할 뿐 나머지 주요 곡물의 자급률은 10%대를 밑돌 정도로 생산기반이 취약하다. 올해 밀 자급률은 2020년 소비량 209만8000t을 기준으로 할 때 1.4%로 전망된다. 농림식품부는 매년 밀 재배면적을 늘려 2025년까지 자급률을 5.0%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올해 1만㏊에서 4만t의 밀을 생산해 자급률 1.7%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약 3만t 생산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부터 목표달성이 빗나간 셈이다.

제2의 식량이라고 할 수 있는 콩, 옥수수의 자급률도 각각 25%와 3%를 웃돌 정도다. 주요 곡물의 자급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기상이변과 전염병의 확산은 식량자급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이후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 제한조치를 취하면서 국제 곡물가격이 뛰고 있다. 곡물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곡물가격 상승은 당장 밥상물가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부담으로 다가온다.

농가의 생산의욕 고취 등을 통해 곡물 자급률을 제고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보리쌀 자급률이 38.2%로 전년의 25.9%에서 12.3%p 오른 건 고무적이라고 하겠다. 한때 우리밀이 인기를 끌면서 재배면적이 늘어난 적이 있다. 여기엔 농가 인센티브가 한몫 했다. 수요가 많은 곡물을 중심으로 안정적 생산기반 조성에 나서야 한다. 식량자급에 소요되는 예산을 늘려서라도 곡물자급률을 높여야 한다. 언제까지 국민 식탁을 수입에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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