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관 ‘일반 노인’·장애인복지관 ‘재활·젊은층’ 위주 운영
기기 조작 미숙 비대면 활동도 어려워… “차별 없는 프로그램 필요”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65세 이상 고령 장애인들이 갈 곳이 없다.

노인복지시설은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고, 장애인복지시설은 재활·젊은층 위주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지역 65세 이상 고령 장애인 인구는 2019년 3만 2724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만 3552명에서 올해 6월 기준 3만 399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전 전체 장애인 인구의 46% 수준이다.

문제는 고령 장애인 인구 증가 속에서 이들을 위한 여가 활동은 전무한 상황이다. 지역 내 노인복지관의 경우 일반 노인 대상으로 교양·취미생활·사회참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시설조차 장애인을 위한 인프라는 부족해, 고령 장애인들이 노인복지관 이용에 있어 불편함과 서비스 한계가 따른다.

장애인 복지관도 상황은 마찬가지. 장애인 복지관은 ‘여가’보다 ‘재활’과 ‘젊은층’ 위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고령 장애인들은 맞춤형 프로그램이 없어 일반 성인 대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 5곳의 장애인복지관을 취재한 결과 고령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장애인 복지관 이용계층이 전 연령대로 골고루 분포돼 있어 고령 장애인을 대상으로 프로그영을 편성·운영하기에는 인력부터 예산까지 많이 든다”며 “일부 고령 장애인은 차라리 혼자 있는 게 편하다고 푸념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온라인·오프라인 변화가 생기면서 여가활동의 벽은 더 높아지고 있다.

서비스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 복지시설이 비대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고령 장애인의 경우 디지털 기기 조작부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장애인구 고령화가 심각해지는 만큼 복지관의 프로그램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현기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처장은 “고령 장애인 증가 추세에 맞춰 복지관에서 진행되는 여가생활 관련 프로그램이 장애를 가진 노인들도 차별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며 “나아가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신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김지현 수습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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