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점검]관급公 의존·능력 열세 등 경쟁력↓
특화설계 공모 시스템 재정부담 탓
주택사업 도전 기피… 세종 진출 실패
진출 성공 호남 중흥건설과 상반돼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계룡건설 ‘리슈빌’, 금성백조 ‘예미지’, 다우건설 ‘갤러리 휴리움’, 원건설 ‘힐데스하임’, 대원건설 ‘칸타빌’, 두진건설 ‘하트리움’, 경남기업 ‘아너스빌’, 한성건설 ‘필하우스’, 동일토건 ‘하이빌’.

민간 공동주택 시행·시공능력(민간분양 300가구 이상)을 갖춘 대전, 충남, 충북 등 충청권 지역 브랜드 건설업체는 9곳 뿐.

파인건설과 지산건설, 명두건설 등 일부 건설사가 각각 ‘파인앤유’, ‘리세스빌’, ‘크레타하임’ 등 자체 브랜드를 개발, 민간공동주택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지만 300가구 이상 아파트 시행·시공실적 요건을 갖추는데 실패하면서 대형 건설사 등극을 위한 성장동력은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는 주택사업 도전업체 실종, 관급공사 의존, 열악한 재정, 시공능력 열세 등 취약한 경쟁력이 충청권 건설사를 변방으로 내몰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세종 행복도시(동지역) 시장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중앙 대형 건설사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수십억원의 재정부담을 떠안아야만하는 ‘특화설계 공모’ 시스템이 더 큰 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HUG 관계자는 "충청권 상당수 건설사는 공격적 공동주택 사업추진을 기피하고 있다. 기술력, 시공능력과 함께 재정이 튼튼한 업체 수도 타 시·도에 비해 현저히 적다"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를 앞세워 세종 진출에 성공한 호남지역 건설사와 상반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세종에서의 사업 성공을 발판 삼아 대우건설 인수 절차를 밟고있는 중흥건설의 성공기가 엄중하게 받아들여진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중흥건설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흥그룹은 호남을 대표하는 건설사로, 그룹 내 시공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 30여개 주택·건설·토목업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재계서열 47위인 중흥그룹이 시공능력평가 6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단번에 재계 21위까지 오르게 된다. 이어 호반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호반산업은 대한전선의 발행 주식 40%를 사들이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공공택지를 분양받으려면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시행·시공실적이 있어야한다. 세종의 경우 특화설계 공모에 대한 부담도 크다. 시행·시공실적이 미흡하면 은행권 접근도 어렵다. 충청권엔 해당 요건을 갖춘 업체가 부족한게 사실”이라면서 “민간사업 시행·시공 실적을 쌓아야 세종 등 공공택지 사업을 추진할 수 있지만 안정적 사업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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