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90대 노인 실종되자 경찰, 열화상 드론으로 수색
할머니 생체 신호 안 잡혔으나 반려견 체온으로 발견
3년 전 유기견이던 백구, 할머니 가족이 돌봐 감동 선사

실종된 할머니를 구한 반려견 백구/사진=홍성군 제공
실종된 할머니를 구한 반려견 백구/사진=홍성군 제공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유기견이던 자신을 거두워 돌봐준 90대 주인의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반려견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2일 홍성군과 충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홍성에 사는 김모(93) 할머니는 지난달 25일 새벽즈음 집을 나간 이후 돌아오지 못했다. 실종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드론의 열화상 카메라 등으로 이용해 다음날인 26일 오후 3시경 할머니의 집에서 약 2㎞가량 떨어진 논두렁에서 탈진한 채 쓰러져 있는 김모 할머니를 발견했다.

더욱이 실종됐던 약 40여 시간동안 홍성지역에 많은 비가 내린데다, 김모 할머니가 논에 고인 물에 누워있던 탓에 체온이 낮아 드론의 열화상 카메라에 생체신호가 제대로 탐지되지 않았다.

다행히 할머니 옆을 지키고 있던 반려견 백구의 체온이 열화상 카메라에 잡히면서 할머니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할머니께서 논 바닥에 고인 물 속에 누워 계셨기 때문에 체온이 정확히 잡히지 않았다. 다행히 옆에 있던 반려견이 체온이 열화상카메라에 잡히면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백구가 실종됐던 이틀동안 할머니 옆에 바짝붙어 있으면서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모 할머니와 백구는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었다. 3년 전 유기견이었던 백구가 대형 개에 물려 위험에 처했을 때 할머니 가족들이 구해 그동안 돌봐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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