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호 대전 동구청장

해마다 광복절이 있는 8월이 되면 조국 해방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이 떠오른다. 지난 15일 여천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으로 봉환됐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환영할 일이고 특히 대전현충원으로 모셔졌다니 대전시민으로서 뿌듯한 마음 감출 길이 없다.

홍범도 장군이 누구인가?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봉오동전투를 이끌어 대승을 거두는 한편 청산리전투에도 참전해 우리나라의 자주적인 독립에 헌신한 위대한 독립투사이자 애국자다. 장군은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해 조국 독립을 보지 못한 채 그곳에 묻혔다 이번에 유해가 봉환됐다. 그나마 후손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는 한 셈이다.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일제강점기 민족시인 백아 이상화 선생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의 첫 부분이다. 시인은 일제에 의해 빼앗긴 들, 즉 비참한 조국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언젠간 조국을 되찾을 거라는 희망을 안으며 이 시를 썼다.

코로나19에 의해 빼앗긴 우리의 일상을 다시 되찾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그동안 누려왔던 자유와 권리를 애써 참아내고 있다. 일제에 맞서 싸웠던 우리 순국선열들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우리도 우리의 빼앗긴 들을 되찾기 위해 감히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인천의 한 피자집 청년 점주가 한부모 아빠에게 댓가 없이 피자를 보낸 아름다운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알려져 많은 이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소식을 들은 많은 뜻있는 사람이 앞다퉈 이 천사 점주에게 소위 ‘돈쭐’을 내고 있다니 아직은 살만한 세상인가보다.

우리 동구는 지난 9일 취약계층에 추가 국민 지원금 1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코로나19 확산방지 거리 캠페인을 펼치는 한편 전 직원을 동원해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의 방역수칙 준수를 위한 점검 활동도 펼쳤다. 지역의 리더들과 비대면 간담회를 개최해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힘들고 지친 구민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시간도 가졌다. 하반기 신속집행도 적극 추진해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희망을 부여잡고 절망을 이겨내자. 굴복하지 말고 극복하자. 혼자서라면 힘들겠지만, ‘모두와 함께’ 하기에 그래도 견딜만하다. 이상화 시인이 노래했듯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과 푸른 들이 펼쳐진 아름다운 일상을 꿈꾸며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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