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 30% 안되는 수입으로 버텨
2학기도 비대면 소식에 상인들 망연자실
배달업종 전환에도 불구 여전히 어려워

▲ 25일 충북대 대학가 한 치킨 전문 식당 출입문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희도 기자 huido0216@cctoday.co.kr

[충청투데이 김희도 기자] 1년여 전 코로나19로 침체된 상권을 취재했던 충북대 중문 근처 일식 전문 식당을 25일 다시 찾았다. 상황이 조금 나아졌느냐고 묻자 업주 A 씨는 “학생들이 등교를 해야 상황이 좋아지지 않겠냐”라며 일축했다.

한참 뒤 “지난해보단 조금 회복됐다”며 “우리 가게가 (대학가 내) 다른 곳에 비해 그나마 잘되는 편인데 이 정도다. 인근 식당들은 말도 못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2년이 다 돼가도록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자 대학 상권들은 마지막 한계에 도달한 모습이다. 코로나 이전 대비 30%도 채 안되는 수입으로 버텨온 가게 업주들은 오는 2학기마저 대부분 대학이 비대면 수업을 운영하거나, 대면·비대면 병행수업을 한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1년 전부터 붙어있던 임대 현수막도 대부분 그대로 붙어있었다. 점심 시간대인 오전 11시 50분~오후 1시에는 그나마 상황이 낳았다. 몇몇 식당에서는 테이블에 손님이 절반 이상 차 있어 언뜻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이 30명 이하인 소규모여서 손님 수를 세어보면 보기와는 달리 얼마 되지 않거나 잘되는 몇몇 식당들만이다.

A 씨는 “그나마 점심 시간에 손님들이 많이 찾는 몇몇 식당에서 ‘피크타임’ 때나 바짝 손님이 몰리고 나머지 시간엔 손님을 거의 받지 못한다”며 “하루 매출액을 100으로 치면 점심 시간대가 90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한 형이 운영하던 것을 갚아나가겠다고 약속하고 산 것”이라며 “원래대로면 지난 6월 모두 갚았어야 하는데 매출이 너무 저조해 지금까지도 갚지 못하고 있다. 현재 빚쟁이 신세”라며 고개를 떨궜다.

충북대 중문 바로 앞에 위치한 카페 점주 B 씨도 “코로나 발생 전에는 학생은 물론 외부 사람들도 차를 마시러 많이 왔는데 코로나 발생 이후 외부인 발길이 끊긴 데다 학생들도 학교에 나오지 않아 매출이 50%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친척이 운영하는 건물에서 카페를 운영해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나마 식당은 점심·저녁 식사를 하러 손님들이 적게나마 오기 때문에 유흥·감성 주점에 비해 사정이 낫다.

충북도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α격상 조치로 인해 유흥주점, 단란주점,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은 밤 10시로 영업이 제한되자 운영을 하지 않는 곳이 생겨났다.

B 씨는 “영업 시간 제한 등으로 식자재, 조리 등에 드는 비용보다 수익이 적어 대학가 가게 중 절반가량이 부업으로 대리운전, 가정집 도우미 등을 하는 등 ‘투잡’을 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건너편에서 10년째 술집을 운영하던 친한 형이 적자를 견디지 못해 결국 3달 전 폐업했다”며 “사창 사거리에 있는 버거킹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던 지인도 수익이 나지 않아 얼마전 식당으로 바꿨지만 여전히 어려운 형편”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대료를 깎아주지 않는 건물주들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충북대 후문 사거리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D 씨는 “한동안 일부 건물주들이 착한 임대료를 시행하기도 했지만 이들 대부분도 월세 등으로 생활을 해야 하는 터라 사회적으로 경제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계속 임대료를 낮출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D 씨는 이어 “식당 영업이 어려워지자 일부는 배달 전문점으로 바꾸기도 했지만 배달도 많이 줄어 여전히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충북대에 재학 중인 학생 C 씨는 “배달음식은 배달비가 1000~2000원, 먼 곳은 3000원까지 들고 1만원 가량의 최소 주문 금액까지 맞춰야 해 직장인들에 비해 수익이 없거나 적은 대학생들은 매 끼니마다 배달음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멀리 있어도 6000~7000원가량의 저렴한 한식 뷔페를 찾거나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엔 집에서 간편 조리식을 먹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식사 문화가 외식·가정식→배달 음식→간편 조리식으로 바뀐 양상이다.

김희도 기자 huido02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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