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3455억원 감소(-9.28%)
전국 평균은 되레 9% 증가
市 숙박음식·오락문화 감소 커 소비심리 위축→소비 부진 반복
카드사용실적은 가맹점 소재지 기준
대전에 본사 둔 대기업 없어 역외유출 많을 듯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대전의 상반기 카드 사용금액이 전국에서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서비스업 위주 산업구조에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 위축’ →‘소비 감소’가 반복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지역별·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사용’을 분석한 결과, 대전의 상반기(1~5월 기준) 신용카드(지역화폐 포함) 결제 금액은 3조 72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 4조 662억원에 비해 3455억원(-9.28%)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220조 5013억원에서 240조 3509억원(9.0%)으로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역별로는 제주(17.9%), 서울(12.7%), 경기(11.2%), 대구(10.2%) 순으로 카드 결제금액이 증가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카드 사용액이 증가한 가운데 감소한 지역은 대전을 포함해 인천, 전북, 광주 등 4곳에 불과했다.

특히 대전은 숙박음식점(-24.6%), 오락문화(-14.8%), 의료보건(-11.3%) 순으로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대전의 카드 사용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지역 내에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한 직장이 부족하고, 휴·폐업, 고용불안 등 불안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구의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로 미래가 불안해지면서 외식이나 문화생활비 등 꼭 필요하지 않은 지출부터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없으니까 고용을 축소하거나 지출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전체적으로 악순환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지역의 전체 산업구조에서 78.2%에 이르는 서비스업이 도소매업(27.5%), 음식숙박업(24.3%) 등 대부분 영세한 자영업자인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소비심리 위축→소비 부진→매출 감소→소비심리 위축의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온라인 소비와 비대면경제가 확대되는데도 지역 내에 본사를 둔 대기업이 사실상 전무한 점도 카드 사용액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카드사용액은 가맹점 소재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대전에서 카드 사용을 해도 본사가 위치한 수도권에서 사용실적이 기록되는 소비 역외유출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 이후 대전지역 거주자의 역내 소비 증가율은 2019년 0.5% → 지난해 -4.8%로 크게 하락한 반면 역외소비 증가율은 2019년 6.2%→ 8.0%로 상승(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코로나19 이후 대전충남지역 소비행태 변화 분석’)했다

반면 타 지역 거주자의 소비유입 증가율은 2019년 0.8%→ 지난해 -19.3%로 크게 하락했다.
대전에 본사를 둔 대기업이 없다 보니 일자리 부족, 소득 불안 등의 문제뿐 아니라 역외소비 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대전에서 유독 카드 사용액이 감소한 이유를 하나만 꼽기는 어렵다”면서 “지역의 열악한 경제 여건과 주거, 주택, 일자리 등으로 인한 인구 유출, 인근 도시의 자족기능 강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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