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0여억 재단 출연금으로 운영 불구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서 부실대 평가
“초미니 종합대 고려하지 않아 안타까워”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4년 전액 무상 교육'을 위해 개교 이래 전교생에게 매년 전액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숭고한 철학을 가진 금강대학교가 교육부의 '평가'라는 구조적 모순으로 부실대학으로 전락돼 가고 있는 현실에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대학이 교육부에서 2015년부터 대학평가를 실시하며 '전액 무상으로 운영되는 초미니 종합 대학'이 '재정지원 제한대학' '부실대학' '폐교예정 대학' 이라는 논리 속에 건실한 대학에서 현재 위기의 대학으로 내 몰리고 있다.

본지는 금강대가 표방하는 소수정예교육과 장학금 지급 및 교육비 환원율등을 알아보고, 교육부의 구조적 모순된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등에 대해 지적해 봤다.

-전교생에게 전액 장학금 지급으로 ‘소수정예교육’

금강대는 2002년 천태종에서 '지혜와 자비가 차별 없이 모두에게 충만한 이상 실현'을 건학이념으로 작지만 강한 대학을 표방하며 설립한 대학이다.

매년 재단이 출연한 70여억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설립 기본금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출연금이 2000억원에 달한다. 매년 100명만을 선발하는 소수정예교육과 학생 전원에게 4년간 전액 장학금 지급은 물론 졸업후 2년간 해외 유학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교육부의 '구조적 모순 평가'에 희생된 금강대

교육부는 2015년부터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아래 대학기본역량진단을 추진하고 있다.

2022학년도에 적용하는 정부 재정 지원 가능 대학 명단 중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이 제한된 4년제 대학으로 금강대를 포함한 7곳을 발표했다.

결국 금강대는 정부의 지원을 제한받는 대학이 됐다. 개교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매년 70여억원의 재단 출연금으로 정부의 지원 없이 운영되고 있는 대학임에도 '부실대학'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것이다. 이는 곧 '폐교예정 대학'이라는 낙인과 같다.

금강대 교학지원처장은 지난달 1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청원문을 올리고 현재의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대한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전액 무상으로 운영되는 초미니 종합대학을 고려하지 않은 평가기준으로 금강대가 부실대학이 됐다"고 개탄한 처장은 "평가 자체를 없애 달라는 것이 아니고 이미 내려진 평가 결과를 바꿔 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평가를 받을지 말지 학교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만 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처장은 "왜 전국 모든 대학이 '4차산업'과 'AI'라는 단어를 교과목에 넣어야만 높은 점수를 받는 동일한 평가 기준을 통해 특성화 상태를 평가받아야 하느냐"며 "평가를 받지 않고 국가 지원을 받지 않고도 전액 무상교육을 제공하는 작고 강한 대학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달라"고 청원했다.

-장학금 지원 순위 전국 2위, 교육비 환원율 전국 7위

금강대는 2020년을 기준으로 재학생 1인당 연간 장학금 지원 순위가 4년제 대학 중 2위다. 교육비 환원율은 전국 사립대 중 7위며 심지어 대학 부채비율은 0%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졸업자 취업비율에서도 해외취업과 진학자를 제외하고도 공무원과 공공기관 진출비율이 41.5%에 달한다.

그런데 교육부가 대학기본역량진단을 추진하면서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이 제한된 부실대학으로 선정했다. 이는 대형 대학 위주로 만들어진 평가기준에 의해 파생된 것이 대부분이기에 그 부족함으로 부실한 학사관리나 비리로 사회적 비난을 받아 폐교 위기로까지 몰아갈 사항은 아니다. 전교생을 다 합쳐도 400명이 되지 않는 금강대로서는 교육부가 종합대를 기준으로 내세운 평가항목에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개교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매년 70여억원의 재단 출연으로 정부 지원 없이도 운영하는 대학 임에도 '부실대학' '폐교예정 대학'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은 부당하다. 교육부는 각 대학의 특수성은 감안하지 않은채 획일화된 기준을 내세워 건실한 대학까지 부실대학으로 내몰고 있다. 논산=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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