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지역 청소년들의 마음건강이 위험경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표한 '2021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전국 표본학교 800곳 중고생 5만73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충북지역 학생의 자살생각률이 14%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극단적인 선택을 심각하게 고민할 만큼 방황하는 청소년이 많다는 증거다. 정서적으로 가장 예민한 시기에 자칫 잘못된 판단에 이르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충북은 청소년 자살생각률 부문에서 2015년과 2016년 전국 2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한바 있다. 이번에도 전북과 서울에 이어 3위라는 부끄러운 통계를 받아들어 획기적인 개선책이 요구된다. 특히 여학생의 극단적 생각 비율은 18%가 넘어 전국 두 번째로 높았고 자살 계획률 또한 전년보다 높아졌다니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나라 자살률 통계를 보면 더 부끄럽다. 인구 10만명당 청소년 자살률은 9.9명으로 OECD회원국 평균 5.9명의 두 배에 육박할 정도니 말이다.

충북도교육청 마음건강증진센터가 도내 모든 학교에 자살위기경보시스템 '주의'단계를 발령하고 생명존중교육 강화에 나선다고 한다. 시의 적절한 조처다. 코로나 장기화로 정상적인 등교수업이 어렵자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현실과도 부합된다. 학교폭력이나 사이버 폭력은 마음을 병들게 하는 범죄인 만큼 근절대책과 아울러 위험군 학생의 심리적 상담 지원과 예방활동 강화가 필수적이라 하겠다.

생명존중교육과 함께 자살 시도 위기상황에 대비한 신속한 협조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경찰과 소방서는 물론 병원과 전문상담기관의 협력체계를 견고히 해 위기상황 발생시 원스톱 지원시스템이 정상작동 되도록 해야 한다. 위기의 청소년들이 방치되거나 고립돼 극단적 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나서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해야할 책임이 있다. 청소년이란 이유로 교육당국에만 책임을 떠넘겨선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