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수능 2등급 이내만 매년 100명만을 선발해 소수정예교육을 하는 대학, 학생 전원에게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주는대학, 졸업후 해외 유학까지 지원하는 대학으로 숭고한 철학을 가진 대학, 바로 이 건실한 대학이 금강대다.

그런데 이 대학이 '재정지원 제한대학' = '부실대학' = '폐교예정 대학' 이라는 논리 속에 현재 위기의 대학으로 낙인찍혔다.

교육부가 2015년부터 대학평가를 실시하며 '신입생 수, 재학생 수, 취업률, 교육 내용 등'의 기준을 제시하면서 이 평가에서 통과해야 대학들은 국고를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전국 모든 대학들은 여기에 명운을 걸게 됐다.

물론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부실·비리 대학들에게도 국고를 지원할 수 없으므로 평가의 목적과 의도는 충분히 납득이 된다.

하지만 이 평가는 모든 대학들이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 대학도 평가를 받아야 했다.

이 대학은 개교 이래 등록금을 받는 대학이 아니기에 학생 수를 다 채울 이유가 없었고, 다 채우지 않았다.

그러나 평가를 받으면서 이런 특성화는 엄청난 감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한 학년 100명, 전교생 다 합쳐도 400명이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대학이기에 대형 대학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평가 항목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재정지원 제한대학'이라는 판정을 받게 됐다. 작지만 강한 대학을 표방하며 지역사회에 기여해온 천태종 종립 금강대는 '지혜와 자비가 차별 없이 모두에게 충만한 이상 실현'을 건학이념으로 설립됐다.

그래서 매년 재단이 출연한 70여억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설립 기본금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출연금이 2000억원에 달한다. 이익만 따지는 세간의 눈으로 보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대학운영이다. 천태종의 교육에 대한 확고한 철학, 그리고 믿음과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교육부는 올해 5월 20일,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대학에 대해 정원 감축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임금체불 규모가 크거나 자금 유동성이 나쁜 대학인 경우 개선 명령 불이행 시 폐교 명령을 내리기로 하고 2022학년도에 적용하는 정부 재정 지원 가능 대학 명단 중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이 제한된 4년제 대학으로 금강대를 포함한 7곳을 발표했다.

부실·비리 대학들에게 국고를 지원할 수 없으므로 평가 목적과 의도는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 평가는 모든 대학을 대상에 포함시켜야 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제도적인 문제점으로 인해 건실한 대학을 부실대학으로 평가하며 폐교의 위기로 내몰고 있는 교육부의 행정이 한심스럽다. 김흥준 부국장·충남본부 논산담당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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