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 붙이고 직접 걸어보니… 정밀 측정 불가 방역구멍 우려
체온 ‘36.5’도 정상이었는데도 무더위에 ‘고체온’색깔로 변해

▲ 지난 23일 기자의 귀 밑에 붙인 체온스티커가 밖에 나온 지 15여분만에 노랗게 변했다. 사진=송혜림 기자

[충청투데이 송혜림 기자] 최근 찜통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코로나19(이하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한 체온 측정장치가 말썽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 증상인 ‘고열’을 잡아내기 위해 도입된 체온스티커가 무더위로 인해 측정 오류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체감온도가 35도를 넘는 무더위 속 기자가 직접 체온 스티커를 귀 밑에 붙인 채 서구 둔산동 일대를 걸어봤다.

해당 스티커는 온라인으로 구매했으며 색깔은 온도에 따라 △갈색(저체온, 35도 이하) △초록색(정상체온, 35~37.5도) △노란색(고체온, 37.5도 이상)으로 바뀐다.

기자가 스티커를 부착한 지 10~15분이 지나자 초록색이었던 스티커는 빠르게 노란색으로 바뀌었다.

다른 부착 권장 부위였던 손목에도 붙여봤으나 색깔 변화는 마찬가지.

하지만 기계식 체온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기자의 체온은 36.5도로 정상이었다.

체온스티커가 정확하게 온도를 측정하지 못한 것.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단점을 지닌 체온 스티커가 최근 코로나 방역 차원으로 수백, 수천 명이 몰리는 일부 해수욕장과 경기장 등에서 안전장치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체온 측정을 스티커에만 의존한다면 부정확한 색깔 변화에 방역망에 구멍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부터 시작된 충남 보령 머드축제 기간에도 체온 스티커는 대천해수욕장 주요 진입도로에 설치된 코로나19 방역 검역소에서 방문객 전체를 대상으로 배부된다.

또 충남을 비롯한 강원도와 전남·북, 울산, 제주 등 7개 시도 26개 해수욕장에서도 도입돼 활용된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방역지침에 따라 “개개인의 정확한 체온 측정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로 인증한 체온계를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송혜림 기자 eeyyii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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