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전 추진 뒤 K-바이오랩허브 공모서 대전 배제해 지역민 박탈감↑
2019년 스타트업 파크도 탈락… 市, 전략부재 등 극복 못해 대책 필요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지역 과학기술계에서 대전시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악연으로 얽혀가고 있는 모습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동안 대전시는 유독 중기부 공모사업에 약한 모습을 보여온 데다 중기부 이전으로 인한 지역사회 불신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13일 지역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최근 중기부가 공모한 'K-바이오 랩 허브' 구축 사업의 최종 후보지로 인천 송도가 선정됐다.

'K-바이오 랩 허브'는 대전시가 직접 제안하며 오랜 기간 지역 민·관·정이 하나가 돼 노력해 온 사업이었는데, 고배를 마시게 됐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에서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4차산업혁명특별시’를 천명해 왔던 대전시는 이번 공모에 실패하며 과학도시로서 위상이 흔들릴 정도다.

특히 지역사회에선 중기부가 부 승격 후 대전을 떠나 세종 이전을 추진한 것도 모자라 이번 공모에서도 대전을 배제한 탓에 지역민의 박탈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그동안 유독 중기부 공모 사업마다 탈락하는 등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 2019년 시는 중기부가 전국 광역단체를 대상으로 공모했던 ‘스타트업 파크’ 사업에 탈락 했었다. 당시 시는 대덕특구의 기술력과 청년 및 대학생 등 인프라를 활용한 혁신창업 클러스터 구축을 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1차 선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같은 시기에 진행된 중기부의 ‘규제자유특구 지정’에선 바이오 메디컬 분야를 내세워 신청했지만, 1차 관문도 통과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들 사업 모두 2차 공모에 최종 선정됐지만, 만약 후속 공모가 없었더라면 정부 사업을 무기력하게 놓치는 형태로 남았을 것.

특히 시는 중기부 사업에 쓴맛을 볼 때 마다 매번 전략부재, 정치력 한계 등 같은 문제를 지적받았지만 좀처럼 나아진 과정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놓고 지역 과학기술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지역사회에서 중기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현 시점에 공모사업까지 탈락하며 앞으로 중기부와 대전시 간 미묘한 감정의 기류가 나타날 것 같다”면서 “대전시는 그동안의 국책사업 공모에 탈락했던 점을 면밀히 분석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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