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현 뉴옥대 교수, KAIST에 기부
컴퓨터 공학 여성인재 양성 고민 담겨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조경현(36) 뉴욕대 교수가 한국과학기술원(이하 KAIST)에 자신의 어머니 이름을 딴 장학금 1억원을 기부해 화제다.

최근 KAIST는 대전 본원에서는 발전기금 약정식을 개최했다.

조 교수가 올해 삼성호암상의 공학상 수상자로 선정돼 받은 상금 중 1억원을 모교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쾌척한 것이다.

이 장학금은 전산학부 학사과정 여학생 중 지원이 필요하거나 리더십을 발휘한 학생이 수혜자가 된다.

KAIST는 매 학기당 5명을 선발해 1인당 1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조경현 교수가 이 장학금의 이름을 ‘전산학부 임미숙 장학금’으로 지정했다는 점.

임미숙은 조 교수 어머니의 이름이다.

A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 어머니 이름을 딴 장학금을 신설한 데에는 컴퓨터 공학 분야의 여성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자 하는 고민이 담겨있다.

조 교수는 “제 어머니는 대학을 졸업해 고등학교 교사가 됐지만 출산과 육아로 인해 자연스럽게 일을 그만두셨다”고 말했다.

성별에 따른 고유의 역할을 기대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2000년대 초반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당시 학부에서 전산학을 공부했던 조 교수는 "남학생은 전산학을 전공하고 여학생들은 생물학을 선택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산학 분야에는 이러한 성 불균형 및 고정관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AI 분야에서 대두되고 있는 다양성과 대표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이번 기부의 배경을 전했다.

한편 조경현 교수는 KAIST 전산학부를 2009년에 졸업한 뒤 핀란드 알토대에서 석사(2011)와 박사(2014) 학위를 취득하고 2015년부터 미국 뉴욕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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