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은 명예기자

나와 엄마는 대체적으로 많이 닮아있다. 외모도 성격도 키도 체형도 전부 비슷하다. 엄마와 같이 어딜 나가는 날이면 모두가 우리를 보고 '엄마랑 딸이 참 많이 닮았네요~'라며 얘기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한테 있어서 엄마는 나의 거울 같은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가 그런 엄마와 조금 다르다고 느껴진 건 최근의 일이었다.

나와 엄마는 많이 닮아있지만 성향이나 사고를 받아들이는 태도나 가치관에 대해선 정 반대다. 나는 우리 엄마랑 내가 정말 많이 닮아있기 때문에 엄마와 내가 다르다는 점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엄마와 다투는 날이면 엄마는 내 엄마인데 왜 나의 마음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건지. 왜 우리는 같은 집, 같은 시각을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토록 의견이 극과 극으로 치닫게 되는 건지 등등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해왔던 것 같다.

엄마와 나 사이에 갈등의 벽이 생긴 이후로는 줄곧 고민 상담이나 무슨 일이 생겼을 땐 엄마보다는 가까운 친구들에게 종종 조언을 구하거나 고민 상담을 해왔다. 그리고 그게 점차 굳어져 엄마에게는 나의 삶에 대한 얘기를 안 하게 되었고 그게 갈등의 길로 이어지게 되었다.

예전의 나는 그저 어렸기에 그 누구보다 가까운 엄마와 나의 차이를 인정할 수가 없었고 내 마음을 이해 못 해주는 엄마가 그저 얄미웠다. 지금도 가끔 '내가 그때 엄마와 나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소통했으면 우리 사이가 조금 더 단단해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긴 하지만 지금의 기억들을 그대로 갖고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한들 별반 차이는 없었을 것이다. 그냥 그저 지금처럼 시간이 흘러 이러한 문제점들이 자연스럽게 풀어지길 기다리는 것, 그리고 먼저 용기 내어 다가가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키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나랑 엄마는 전혀 다른 성향, 가치관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전처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싸우는 일도, 서로 서먹해지는 일도 없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하루쯤은 먼저 용기 내보는 것이 어떨까?

박소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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