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 471명 중 43% 이상 “채용 줄이거나 계획 없어” 부정적
감염병 유행·영업제한조치 반복 불확실성 지속… 추가 채용 꺼려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47) 씨는 장장 10주간 이어진 영업 제한 조치에 끝내 아르바이트생(이하 알바생)을 줄였다. 지난주 중 기존 알바생 2명을 1명으로 줄인 뒤 A 씨가 요리나 고기 손질 뿐만 아니라 직접 서빙에도 나선 상태다. 그는 15일부터 방역 조치가 완화된다는 소식에 반가움을 표했지만 걱정을 덜 수 없었다. 알바생을 추가로 채용하자니 또다시 방역 조치가 강화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A 씨는 “알바생이 고기를 굽기도 해서 정상 영업이 이뤄진다면 힘에 부칠 수 있다”며 “하지만 지난 영업 제한 조치로 손님이 뚝 끊기면서 인건비도 큰 부담이 됐던터라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비수도권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조정됐지만 알바생을 모집하는 채용시장엔 당분간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감염병 유행과 영업 제한 조치가 반복된 데다가 앞으로도 재유행 가능성을 비롯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건비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한폐렴이 확신되자 지역 대학가 인근 상권들도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29일 오전 배재대 근처 편의점 점원이 마스크를 낀 채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생활용품점 직원이 마스크를 낀 채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윤지수 기자
우한폐렴이 확신되자 지역 대학가 인근 상권들도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29일 오전 배재대 근처 편의점 점원이 마스크를 낀 채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생활용품점 직원이 마스크를 낀 채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윤지수 기자

14일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몬이 고용주 47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주 2명 중 1명(52%)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원 규모를 줄였다고 응답한 바 있다.

또 일손이 필요한 만큼 알바생을 고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기악화로 매출이 전같지 않거나 만족스럽지 않아서’가 56.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A 씨 처럼 일손을 직접 충당하는 고용주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내가 직접 알바생처럼 필요한 업무를 소화한다’는 고용주는 58.6%에 달했다.

이미 지난해 예측된 올해 상황도 여의치 않다.

설문 대상 가운데 14.8%는 지난해 보다 올해 적은 인원을 채용할 것이라 응답했고 알바 채용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2.5%, 예상할 수 없다는 응답은 25.8%로 총 43% 이상이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일각에선 이러한 아르바이트 채용시장의 위축이 앞으로도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대학생 23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잡코리아·알바몬)에선 4명 중 1명(26.4%)이 올해 1학기 휴학을 계획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올 봄부터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학생과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고용주들로 인해 채용 기회와 수요가 어긋나 ‘알바대란’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전 동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B(23·여) 씨는 “휴학을 고민하고 있지만, 또 휴학을 한다고 해서 아르바이트를 바로 구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이번 방학에도 2곳에서 면접을 본 뒤 연락이 오지 않았다. 백신이라도 전부 다 맞으면 일자리 구하기가 쉬울까 싶다”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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