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성 前 충북도의회 의원

새해가 밝은지 한 달이 흘렀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에 새 희망을 기원한다. 그러나 정치권은 시도 때도 없이 시끄럽기만 하다. 가슴 아프고 어려웠던 지난해를 생각하면 이 새해도 갖는 의미가 그리 밝지만은 않을 것 같다.

지난해 엉클어졌던 우리들의 혼란된 삶이 감당하기 힘든 무게로 우리를 짓누르고 있고 여러 가지 일과 사건의 잔영과 우리들의 어려운 살림살이가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새해에 전시금 깊은 생각을 해보면서 우리의 삶의 비젼과 지혜를 구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과거의 사건과 잔영에 새로운 해를 열 힘과 지혜가 우리에게 나오지도 않고 걸어 나갈 용기가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믿을 사람도 도움 줄 사람도 없다. 오로지 우리들 자신만이 용기를 잃지 않고 새로운 힘을 모아 살아가야만 할 것이다.

경험적으로 보면 인간은 시간에 매어 있는 존재이고 이 시간의 흐름은 도대체가 모든 존재하는 것에 새로운 여지가 남아있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매일 확인하고 사는 이 인간세상에서 새 존재의 가능성을 찾아 볼 수가 없다. 한편으로는 놀랍고 다른 편으로는 의아한 느낌을 저버릴 수가 없다. 새 것을 원하는 인간의 본능적이고 존재적인 바람이 단지 인간의 위안을 주기 위함인가?

나라의 살림과 국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달래주어야 할 정치인들은 당권싸움에 매일같이 물고 뜯고 싸움박질이나 하고 있으니 도대체가 그들의 존재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가리지도 못하고 금도를 넘는 짓을 식은 죽 먹기로 하고 무엇이든 싸움거리로 만드는 타락된 정치를 멈추게 할 방법은 없을까?

지금까지 너무 눈앞의 것에만 매달려 앞날의 모습을 생각해보지 못하는 그들이 과연 국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을까. 이젠 그들에게 어떠한 꿈도 희망도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소박한 우리들의 꿈인 부모님이 건강해야 할텐데 말이다.

나의 손자에게 세상구경 많이 시켜줘야지, 나의 사랑하는 가족과 사람들과 좀 더 많은 인생의 추억을 만들어 나가야지, 새해에는 좀 더 나은 내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야지, 새해에는 서민들도 얼굴 펴고 살았으면 한다.

그러나 많은 생각들처럼 모든 것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삶의 소망이나 바람들이 생각처럼 다 되는것은 아니다. 그래도 많은 소망이나 바람들 속에서 몇 가지라도 우리들 생각대로 되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너무 거창한 것들 말고 아주 작은 것들 일지라도, 무언가 뜻한 것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우리에게 큰 기쁨을 준다. 작은 것에서부터 내가 생각한 것이 뜻대로 이루어진다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왠지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 바로 그거야. 아주 작은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 나가는 것, 그것들은 이루어 나가다 보면 내 삶은 나의 작은 소망들과 바람들의 산물들로 가득차지 않을까?

그것은 우리들의 큰 보물이 될 것이며 큰 기쁨이 될 것이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금년에는 우리들 모두가 작은 소망들과 바람들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는 사이에 아마 우리들은 우리들 자신과의 대화 속에서 우리들을 더욱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욱 더 나아진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될 것이다.

지금 찬바람이 분다. 몸도 마음도 춥다. 그러나 겨울이 시작될 때부터 봄을 준비하는 나뭇가지의 꽃눈와 잎눈을 보면 신기하게도 겨울 뒤의 봄이 보이고 꽃도 보이고 아기솜털처럼 보송보송한 신비한 빛깔의 나뭇잎도 보이고 꽃을 찾는 따뜻한 봄날의 나비와 벌도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미소짓는 천사들의 모습도 보일 것이다.

그러기에 오늘은 춥지만 웃을 수 있을 것이다. 금년에는 모든 일들이 따뜻한 봄날의 햇살 같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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