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해 전국에서 도로 교통사고로 3349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 보행 사망자는 1302명이고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743명(57.1%)으로 전체 절반이 넘는다. 교통사고 사망자 2명 중 1명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고령자 보행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많다. 2018년 기준 65세 이상 10만 명당 보행 중 사망자는 11.4명이다. OECD 회원국 평균이 2.9명인데 이보다 4배나 높다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행정안전부는 어제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많은 전국 43곳에 대해 교통안전 미흡사항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노인 보행자 사고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는데 따른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런 일이다. 전국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 상위 10위 안에 충청권에서 충북지역 2곳이 포함된 것은 안타깝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1가(옛 남궁병원 사거리)와 충주시 충의동(충주 공설시장 인근)이 각각 4위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노인 보행자는 시·공간 인지능력과 위기대처 능력이 떨어져 교통사고에 노출되기 쉽다. 노인 보행자 사고 다발 장소를 보면 주로 시장(65%), 역·터미널 주변(14%), 병원 주변(12%) 순으로 집계됐다. 사고 유형은 도로 횡단 중 사고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차도 통행, 길 가장자리 통행, 보도 통행 순으로 많아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초고령사회 가속화와 함께 노인 교통안전이 중요한 화두가 됐다. 노인 보행 중 사고를 철저히 분석하고 사고 방지 방안을 수립해야 할 때다. 도로별 교통시설 개선이나 정비는 물론이고 노인 맞춤형 교통안전 교육도 필요하다. 2007년 도입된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은 노인복지시설 주변에 주로 한정됐다. 시장이나 역·터미널 주변 같이 노인 통행이 많은 곳도 노인보호구역으로 확대 지정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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