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가에서 발견된 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충청투데이 박기명 기자] 태안 신진도 고가(古家)에서 조선 수군(水軍)의 명단이 적힌 수군 군적부(軍籍簿)와 한시(漢詩)가 발견된 이후, 수거된 벽지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수군진촌(水軍鎭村)의 역사와 서정을 느낄 수 있는 다수의 한시 등이 추가로 발견됐다.

한시가 발견된 태안 신진도 고가는 상량문에 적힌 ‘도광(道光) 23년’이라는 명문으로 1843년에 건립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고가에 거주했던 후손 최인복 씨의 증언에 의하면 가옥은 대청을 중심으로 ‘ㅁ’자형 건물 배치이며 860㎡의 대지에 방 5칸·광 6칸·부엌 3칸·소 외양간 1칸·말(馬) 우리 등을 갖추고 있었는데 실측결과 현재는 ‘ㄷ’자형 구조만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가에 광 6칸이 존재했다는 사실로 미루어 안흥진 수군을 관리했던 관가(官家)의 건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한시 ‘문신설개연사방현사다귀지(聞新設開宴四方賢士多歸之)’와 ‘황맥타양출가가(黃麥打麥羊 出家家)’ 등이 있어 이 가옥이 안흥진 수군을 관리하기 위해 군포(軍布)나 곡식을 거두어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안흥진 수군의 중요 임무 중 하나였던 조운선의 안흥량 통과를 위한 호송과정에서 발생한 인명의 희생과 이를 비유한 한시도 있다.

이렇게 사고가 많은 해역의 특성으로 인해 수군과 조운선을 관리하는 이 고가(古家)에서는 ‘무량수각(無量壽閣)’ 이라는 문구도 발견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번 태안 신진도 수군진 유물 발견을 계기로 민간에 전승되어 내려오는 안흥진 수군과 관련한 개인문집과 문학작품을 찾아 번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태안 신진도 고가 인근 초등학교 주변으로는 1970~80년대까지만 하여도 조선시대의 건물로 추정되는 전통 기와집이 다수 남아있었다고 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해당 지역이 수군진과 관계되는 관리와 수군이 거주했던 지역으로 판단되어 종합적인 학술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추가조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박기명 기자 kmpark3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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