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 충청남도 역사문화연구원장

충남은 서해안과 268개의 크고 작은 섬을 품고 있다. 여러 섬이 그려내는 나지막한 능선, 넓게 펼쳐진 갯벌 등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평온을 안겨준다.

이와 함께 충남 세계적인 해양축제인 보령 머드축제와 태안의 세계 튤립공원과 빛 축제와 같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서천의 자연산 전어와 쭈꾸미·꽃게 축제, 홍성 남당항의 새조개, 대하축제 등은 입을 즐겁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충남의 서해바다를 방문해 다시금 삶의 활력을 찾고 간다. 충남의 서해바다에는 자연경관의 수려함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야기가 잠들어있다.

백제 무령왕대의 해외 진출, 보령의 도미부인 설화, 고려시대 송(宋)나라 사신 서긍의 입국, 서산 간월도에 정착한 정신보, 서양 천주교의 유입, 근대 청일전쟁 및 대난지도·녹도의 의병 등 역사 속 중요한 사건에는 충남의 서해바다가 자리하고 있었다.

충남은 이러한 해양문화자원을 발굴하고 관광콘텐츠로 활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지난해 5월 ‘충청남도 해양문화 진흥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면서 해양문화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인 기틀이 마련됐다. 이는 충남만의 독특한 해양문화 정체성을 찾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충남의 서해바다에 보다 편리하게 접근하기 위한 여러가지 사회기반시설(SOC) 또한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원산도와 안면도를 연결하는 원산안면대교가 개통됐고, 오는 2021년 말에는 원산도와 보령 대천항을 잇는 해저터널이 완공될 예정이다. 조치원과 대천항을 연결하는 충청문화사업철도, 예산과 태안 안흥항을 연결하는 내포철도가 연결되면 충남의 서해바다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더욱 친밀해질 것이다.

사회기반시설의 확장과 함께 문화 및 관광정책도 속속 추진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어촌뉴딜300사업을 통해 어촌이 보유한 핵심자원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보령의 무창포 마을을 비롯한 12곳을 어촌체험마을로 지정했다.

아울러 충청남도 차원에서도 가로림만을 국가해양정원으로 조성하고, 연안 일대에 충남해양문화교육관을 건립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충남의 서해바다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는 만큼, 이곳에 얽혀 있는 역사와 문화적 특징 역시 다채롭게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충남의 서해바다는 고대부터 중국의 문물이 한반도로 유입되는 첫 관문이었으며, 외래문물을 수용하고 교류하는 곳이었다.

불교가 유입·확대되는 경로는 이곳의 해안가를 우뚝 지키고 선 마애불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천주교 역시 충남의 바다로 유입되었으며 활발했던 선교의 흔적은 여러 성지에 남아있다.

고려와 조선왕조를 지탱시킨 1000년의 역사 조운제도 유적, 충청수영이 위치했던 보령 오천항, 바다의 전초기지인 수많은 수군진 등은 서해안 방어체계에서 충남이 가졌던 위상을 잘 보여준다.

이렇게 유구한 역사문화를 담고 있는 충남의 해양문화 진흥을 위해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에서는 충청남도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해양문화자원을 찾아 원형을 기록하고 차별화된 해양문화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우리 연구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충남 해양수산 역사문화탐방 사업 또한 충남의 해양관광 명소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정책사업이기도 하다.

지금은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생활 속 거리두기가 한창이지만,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 관광자원의 보고 충남의 아름다운 섬과 바다를 마음껏 누비는, 활기찬 모습을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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