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로폭 2m안돼 보행자 위협
도로·인도 사이 나무 심는다면
대기질·미세먼지 등 해결될 것

▲ 29일 충북연구원에서 열린 '우암산길 토론회'에서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여러 민간단체들은 우암산 둘레길 조성에 대해 논의했다. 김희도 기자 huido0216@cctoday.co.kr

[충청투데이 김희도 기자] 청주 우암산 둘레길 조성 방안을 두고 자연·생태 및 역사문화 등이 복합된 테마길이 돼야한다는데 충북 거버넌스 기구 및 민간단체들은 뜻을 모았다.

지난 29일 충북연구원에서 열린 '우암산길 시민 품으로 라운드 테이블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박연수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도로와 인도 사이에 나무를 심는 방안을 제안했다.

박 사무처장은 "현재 우암산에 설치된 보행로의 폭은 2m가 채 되지 않아 시민들은 보행중 차량으로 인한 사고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안전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순환도로를 일방통행로로 변경해 보행로를 확보하고, 도로와 인도 사이에 나무를 심는다면 보행자 보호와 동시에 대기질 및 미세먼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관 한국도시재생교육센터장은 "우암산 둘레길이 옛길로서의 경관을 갖추는 것을 넘어 순수한 자연·생태 및 역사문화 등이 복합된 테마길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책로 내 쓰레기 문제 등 자연 훼손과 관련한 운영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민 패널로 나선 이명순 생태교육연구소 '터' 사무국장도 자연 그대로의 둘레길 조성을 주장했다. 그는 "차도였던 상당산성 옛길이 다시 흙길로 복원됐지만 여전히 일부 인공구조물 등이 녹이 쓴 채 남아있다"며 "철저히 자연을 보존하는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무국장은 "둘레길이 구축되면 보행자 뿐만 아니라 자전거 이용객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를 구별하는 방안 등도 토의 등을 통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우암산 둘레길 조성은 2011년 처음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청주시는 순환도로(4.2km)의 한쪽 차선을 막아 일방통행로로 바꾸고, 남은 차선을 보행로로 조성해 3.6km 구간의 우암산 걷기길과 연결하는 둘레길 조성 사업을 추진했지만 일부 단체 및 운전자 등의 반대로 '교통영향평가'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암산 주변 교통망이 확충돼 9년 전과는 달리 교통영향평가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는 충북도 및 청주시 판단에 따라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재추진이 일고 있다.

한편 청주 우암산(353m)은 한남금북정맥의 중심인 상령산(上嶺山)에서 분기해 바람매기고개를 안부로 두고 있는 청주의 진산이다. 산기슭에는 표충사(表忠寺)·용화사(龍華寺) 등의 사찰이 있고, 정상 부근에는 삼국시대 것으로 보이는 와우산성(臥牛山城) 등 역사 유적들이 있어 시민들의 관광지 및 휴식처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또한 우암산 생물다양성 탐사 대작전(2013~2017년)을 통해 관찰된 현황에 따르면 △신갈나무, 소나무 등 목본 169종 △참나리 등 초본 181종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 곤충 279종 △목이버섯, 솔잣버섯 등 76종 △검은등 뻐구기 등 조류 44종 △희귀종으로 하늘다람쥐(천연기념물 328호), 참매(천연기념물 323호), 새호리기(멸종위기종 2급) 등이 서식하고 있다.

김희도 기자 huido02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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