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거리 2m' 불충분…비말, 산들바람에도 5초에 6m 날아가"
여름철 에어컨·선풍기 사용 때 각별한 주의 필요 시사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적어도 2m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지만 공기에 섞여 떠다니는 침방울이 2m 이상 날아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키프로스 니코시아대 디미트리스 드리카키스 교수팀은 20일 미국 물리학협회(AIP)가 발간하는 학술지 '유체 물리학'(Physics of Fluids)에서 시속 4㎞의 약한 바람만 불어도 침방울이 5초에 6m를 날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침할 때 침에 섞여 나오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서 어떻게 확산하는지는 잘 연구돼 있지 않지만, 방역 당국은 침방울이 날아가는 거리를 2m 이내로 보고 사람 간 2m 간격을 유지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공기 중에서 침방울의 움직임은 매우 복합해 예측하기 쉽지 않다.

공기 중 침방울의 움직임에는 침방울 크기와 숫자, 침방울 간 상호작용, 침방울과 공기의 반응, 온도와 습도 영향, 바람 등 수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이런 수많은 요인을 변수로 반영, 기온 20℃, 상대습도 50%에서 침방울들의 상태와 움직임을 모사하는 컴퓨터 유체역학 모의실험을 했다.

그 결과 바람이 없는 상태에서는 침방울이 날아가는 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권고치인 2m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속 4㎞에서 15㎞의 다양한 바람 속도를 적용하자, 침방울이 5초 안에 바람의 방향으로 최고 6m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람의 속도에 따라 거리별 침방울 구름의 밀도와 높이도 달라졌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는 환경 조건을 고려할 때 2m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에) 충분치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여름철 실내 선풍기나 에어컨 사용, 클럽과 같은 밀폐된 시설 내 공조기 가동 등 공기 흐름을 유발하는 장치 가동 때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드리카키스 박사는 "침방울 구름은 키가 다른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키가 작은 어른이나 어린이는 침방울이 날아가는 궤적 안에 있을 경우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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