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전석우·신종화 교수와 건설·환경공학과 홍정욱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가시광선 차단 효율을 크게 높인 3차원 나노 구조 광학 필름을 개발했다.

이 필름은 기존 창호시스템 교체 없이 투과율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에너지 절감형 스마트 윈도우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최근 제로 에너지 빌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내로 들어오는 태양광선 투과율을 제어해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스마트 윈도용 광학 필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외부에서 전기·열 등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는 2차원 광학 필름은 안정성이 낮고 운영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200∼300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 구멍이 무수히 뚫려 있는 나노 구조의 탄성중합체를 만든 뒤 이를 10여층 정도로 쌓아 올려 가로 7.5㎝, 세로 7.5㎝ 크기의 광학 필름을 제작했다.

광학 필름을 인장(잡아당겨 늘림)하면 수없이 많은 작은 구멍에서 빛이 산란해 필름이 불투명해지면서 가시광을 최대 74%까지 차단할 수 있다.

이는 기존 2차원 광학 필름의 가시광 차단 비율(46%)보다 1.5배 이상 높다.

3차원 나노 구조로 인해 산란을 일으키는 비표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광학 필름은 1만번 반복적인 굽힘과 뒤틀림 실험에도 변형이 일어나지 않았고 70도 이상 고온에서도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창호에 얇은 필름 형태로 유리 표면에 부착해도 가시광선 투과율 조절이 가능하며 별도 외부 전원이 필요 없어 에너지 절약형 스마트 윈도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석우 교수는 "기존 창호 시스템을 교체하지 않고도 얇은 필름 형태로 유리 표면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며 "스마트 윈도나 빔 프로젝트 스크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지난달 26일 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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