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통합 원내대표 후보들
출마선언 후 비대위 입장 선회
이명수, 찬성→조기 전대 지지
김태흠, 자강론서 한 발 물러나
당내 눈치살펴 입장수렴 분위기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미래통합당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충청권 의원들 사이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대한 ‘입장 변화’ 기류가 읽히고 있다.

사실상 '김종인 비대위' 운명이 새 원내대표 손에 달린 가운데 출마 후보들은 당내 의중 파악이 어려워지자, 당선자들의 눈치를 살피며 입장을 수렴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김종인 비대위' 향방이 변수로 떠오를지 주목되는 지점이다.

오는 8일 실시되는 원내대표 경선에 4선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이 첫 공식 출마 선언을 한데 이어, 3선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도 출사표를 던졌다.

김종인 비대위와 관련해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전국위원회에서 안건이 통과될 때만 하더라도 이를 지지하는 입장이었던 반면, 김 의원은 자강론을 주장하며 반대 의사를 보여왔다. 그러나 출마 선언 이후 이들의 입장은 묘하게 변했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를 결정하면서는 비대위보다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자강론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가 사실상 흐지부지 된 상황에서 현 지도부가 다시 전국위와 상임전국위를 열자고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가 출범하는 데 더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닌 것 같아 8월말 전에 전당대회를 여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비대위 체제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던 김 의원은 '당선자들 총의'를 모아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기존 입장에서 한발 뒤로 물러섰다.

김 의원은 출마회견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기 전당대회와 관련해 "원내대표가 되더라도 개인 생각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며 "제 의견은 있지만 의총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총회에서 김종인 비대위 출범으로 가닥이 잡히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엔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의 핵심 이슈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다. 당 일각에서 거대 여당에 맞서고 당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나, 당장 당 위기 상황을 헤쳐나갈 '방법론'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심재철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필두로 하는 현 지도부가 새 원내지도부에 당의 미래를 결정해 달라고 하면서 '김종인 비대위'는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지만, 원내대표 후보들 입장에서 보면 그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들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당선인 84명 중 절대 다수인 초·재선 60명의 뜻이 여전히 '비대위' 쪽으로 기울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초·재선 당선인들은 여전히 비대위 체제를 지지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다만 꼭 김종인 비대위여야만 하냐는 질문에 의견이 갈리는데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비대위로 간다면 '김종인 체제'로 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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