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정당 지지도, 당선 반영… 민주당 투표율-지역구 득표율 흡사
‘86세대’ 유권자 가장 많고·정치 참여 적극적… ‘캐스팅보트’ 부각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여당에 역대 최다 의석을 몰아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50대의 선택이 전체 총선 판세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앞서 본보에서 지난 1~5일 실시했던 여론조사 분석에서 '86세대(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1960년대생)'로 일컬어지는 50대의 표심이 충청권 정치지형을 뒤흔들 것이란 관측이 그대로 결과에 담겼다.<본보 14일자 1면>

19일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50대 유권자 수는 전체의 19.7%(865만명)으로 가장 많고, 사전투표에서도 투표자 중 전체의 21.9%를 차지하면서 가장 많이 선거권을 행사했다.

충청권에서는 30~40대가 진보 성향, 60대 이상이 보수 성향의 정당을 선호하는 것이 뚜렷하게 나타낸 가운데, 50대는 진보-보수 정당의 균형있는 지지도를 나타냈다.

‘가장 많은 표’를 갖고 있으면서 정치 참여에 적극적이고 이념에 얽메이지 않는 50대의 선택이 충청권 정치지형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배경이 된다.

충청권 지역구 선거 지형이 이른바 ‘지역구도’에서 '세대 구도'로 넘어갔다는 분석에서다.

실제로 본보가 충청권 12개 지역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50대 지지율이 높은 정당의 후보가 해당 지역구에서 당선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50대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각 47.9%, 41.8%를 기록해 진보진영이 다소 앞섰던 대전 서을 지역구를 비롯해, 통합당이 민주당보다 11.9%p 높은 지지도를 기록한 서산·태안에서도 50대 표심이 반영된 결과가 나왔다. 또 민주당이 40%이상의 지지도를 얻으면서 강세를 나타냈던 세종지역 두 지역구에서는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50대가 총선 지역구 판세를 가르는 '표심 바로미터' 기능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특히 50대 유권자들 중 민주당에 투표한 비율은 49.1%, 통합당을 찍은 비율은 41.9%로, 이는 선거 개표 결과 드러난 지역구 투표의 정당별 득표율(민주 49.9%, 통합 41.5%)와 매우 흡사하다.

현재 50대는 시대적으로 민주화 운동을 경험해 이념 면에서 진보적 주장에 거부감이 크지 않으면서, 부모·자식을 부양하며 경제 이슈에는 보수적이고 민감한 성향도 함께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 ‘캐스팅보터’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유권자 수만 따져봤을때도 50대가 가장 많고, 정치적 참여 면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계층"이라며 "지역구도에서 세대구도로 선거판이 변하면서 스윙보터로 떠오른 86세대가 향후 주요 선거에서도 당락을 가르는 현상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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