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과 수십미터 불기둥 솟구쳐
파편 민가에… 창문 파손되기도
근로자·인근주민 56명 중경상
주민들 “전쟁터처럼 아수라장”

4일 오전 충남 서산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인근 한 숙소 유리창이 깨져있다. 이날 새벽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와 인근 주민 등 26명이 다쳤다.
4일 오전 충남 서산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인근 한 숙소 유리창이 깨져있다. 이날 새벽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와 인근 주민 등 26명이 다쳤다.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충남 서산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새벽 폭발과 함께 대형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와 인근 주민 등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4일 소방당국과 서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경 큰 폭발음과 함께 수십미터 높이의 불기둥이 솟구쳤고, 근로자와 인근 주민 등 56명이 다쳐 근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 두부 외상으로 인한 뇌출혈 등 정도가 심한 중상자 1명을 포함한 4명은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병원 등으로 이송됐다.

또 나머지 경상자인 근로자와 주민 55명은 서산의료원과 서산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부 주민은 치료 후 귀가했다.

부상자로 집계된 인원 중에는 인근 업체인 LG화학과 인근 하청업체 직원 등도 포함됐다.

소방당국은 폭발로 인해 인근 상가와 민가 등이 파손되면서 피해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가 접수되자 소방당국은 인접 소방서 인력과 장비까지 출동하는 대응 광역 2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274명과 장비 66대를 동원해 2시간여 만인 오전 5시12분경 큰 불길을 잡은 뒤 대응 2단계를 해제하고 현재 잔불을 정리하고 사고 수습 중이다.

사고 수습에는 경기소방본부 화학차와 육군 32사단까지 동원됐다.

불은 연면적 12만여㎡ 공장 내부와 시설물을 태웠다.

소방당국은 공장 내 납사(나프타) 분해센터(NCC·Naphtha Cracking Center)에서 에틸렌 생산 과정 중 폭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납사 분해 공정 중 압축 라인에서 폭발이 난 것 같다는 공장 측 설명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폭발 여파로 공장 인근 상가와 민가의 피해가 속출했다.

폭발 진동으로 공장 내 공기압축설비 지붕 파편이 200~300m를 날아가 민가에 떨어지기도 했으며, 창문이 파손되거나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내리면서 주민 피해신고도 여러 건 접수됐다.

사고현장에서 직선거리로 200m에 살고 있는 독곶2리 마을주민 김양수 씨는 “전쟁이 난 것처럼 아수라장”이라면서 “창문 파손은 물론 일부 조립식 주택의 경우 집 전체가 무너지기도 했고 새벽시간 자다가 날벼락을 맞아 피를 흘리며 뛰쳐나온 주민도 있다”며 어수선한 현장상황을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대산공장 내 10개 시설 중 7개 시설의 가동을 중단했으며, 재가동 일정은 납사 분해 센터 정비 상황에 맞춰 조정할 계획이다.

서산시는 사고 직후 안전 문자를 발송하고 주민에게 주의를 당부했으며 대산읍 행정복지센터 3층에 대책 상황실을 설치하고 피해 접수를 하고 있다.

맹정호 서산시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롯데케미칼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서산 시민들에게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달라"며 "피해를 본 주민에게 적절하게 치료와 보상을 해야 하며 전체 시민에게 공개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원유에서 뽑아내는 납사는 화학제품 원료를 만드는 데 쓰이며 1200도 이상 초고온으로 열분해하면 에틸렌과 프로필렌, 열분해 가솔린 등을 생산할 수 있다.

김대환·이재범·이수섭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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