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캐릭터정장 격식·개성 한번에

'드라마가 뜨면 패션도 뜬다.'

어느 한 드라마나 영화가 인기를 끌면 그 드라마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입었던 옷이나 작은 액세서리 소품들 또한 같이 인기를 끌기 마련이다.

이는 연예인 따라하기 열풍의 하나로 지난해의 경우 야인시대가 인기를 끌면서 남성복 패션은 줄무늬 양복이나 트렌치 코트를 이용한 김두한 따라하기가 유행했었다.

요즘은 야인시대의 열풍을 잠재우고 인기절정을 구가하며 지난달 말 종영된 드라마 '올인'의 남자 주인공들이 입었던 캐릭터 정장이 남성복 패션계를 강타하고 있다.

90년대 초에도 평소에는 주말복으로, 또 넥타이만 매면 정장처럼 입을 수 있는 캐릭터 브랜드가 등장했으나, 경기침체와 IMF한파 등으로 몇몇 브랜드들은 조용히 사라졌었다.

하지만 최근 유행에 민감한 X세대로 불렸던 젊은층들이 직장인이 되면서 다시 바람이 불고 있는 것.

'획일화된 정장은 싫다'라는 화두의 일명 올인 패션으로 불리는 이 스타일은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이 주 고객층으로 전형적인 비즈니스 정장 라인을 변형, 부드러운 어깨라인에 허리라인이 들어가도록 디자인돼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상의 기장은 길어지는 추세가 두드러져 전체적으로는 복고풍의 느낌도 받을 수 있지만 고급원단에 차분해 보이는 회색톤이 곁들여져 평범함을 거부하고 있다.

또 가슴 부분의 V존이 좀 더 목쪽으로 높아지고 칼라의 폭 자체가 좁아 캐주얼 재킷 같은 느낌도 있다.

재킷 안의 남방도 줄무늬(스트라이프) 스타일과 함께 사선무늬의 넥타이를 매듭을 굵게 세팅하면 편안한 느낌에 세련미는 물론 절제된 멋까지 연출할 수 있다.

정장이라도 셔츠와 넥타이를 꼭 매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터틀넥이나 라운드 T셔츠 등을 함께 입어 개성있고 멋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것도 좋다.

소재도 주목되는 부분. 나일론에 면소재를 섞는 등 천연소재를 다양하게 가공, 색다른 질감을 표현하는 소재가 인기다.

게다가 고급스러움을 주기 위해 원단 조직의 변화를 주거나 가벼운 소재로 옷을 입지 않은 듯 착용감을 좋게 하고 있으며 구김이 잘 가지 않는 소재, 항균처리된 것 등도 선을 보이고 있다.

이 캐릭터 정장은 형식보다는 능력을 중요시하는 요즘 같은 조직생활 분위기에 딱 들어 맞으면서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목받는 브랜드군은 신원의 지이크, 제일모직의 엠비오, LG패션의 헤지스, 한섬의 타임옴므 등으로 가격은 지이크의 경우 정장 한벌 43만원선, 남방 7만8000원선, 넥타이 4만8000원선.

롯데백화점 지이크 매장의 김흥걸(35) 샵마스터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캐릭터 정장은 앞으로 21세기 남성정장 시장을 이끌어 갈 기존의 양복 개념을 뒤집은 스타일"이라며 "넥타이 셔츠를 보색으로 어울려 입으면 강렬하면서도 트렌디한 멋을 낼 수 있어 20∼30대가 주 고객층으로 형성돼 있지만 최근에는 40∼50대까지 고객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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