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건설현장 근로자 1/3 중국인
행복청·市 실태파악 못해 시민불안
외국인 식당 多…불법체류자도 골치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인 근로자가 대거 분포된 세종시 건설현장이 무방비 상태다.

건설업계는 세종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 3분의 1 수준을 중국인으로 점치고 있다. 근로자들 상당수가 춘절 시즌을 맞아 중국을 다녀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중국인 근로자를 통한 감염증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세종시 등 관계기관이 세종 건설현장에 근무 중인 외국인 근로자의 실태조차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세종시 건설현장에 대한 외국인 근로자 계도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세부적인 외국인 노동자 실태를 파악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정확한 데이터는 출입국사무소를 통해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시도 마친가지다. 시는 29일 최근 우한을 방문한 시민에 대한 실태조사를 발표했지만, 외국인 근로자는 누락됐다.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시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중국인 근로자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없다”며 “또한 최근 우한을 방문한 대상자는 시민으로 한정 됐고, 아직 정부에서 내려주는 데이터에도 외국인은 포함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기관의 이같은 대처에 시민들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세종시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는 중국인 근로자의 거주지는 금남면과 장군면 등 읍면지역이다. 금남면의 경우 중국 식료품을 취급하는 세계식료품점을 비롯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 즐비하다.

이들에 대한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은 불안감을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남면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원룸가를 중심으로 중국인 근로자가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 돼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역학조사와 체계적인 의료점검이 필요하다”며 “관련기관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현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염예방 수칙을 전파하고, 의심증상자 발견 시 현장에서 격리 및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에 연락하도록 지시한 상태다. 하지만 현장직 근로자들은 감염 위험에 놓여있다는 불안에 떠는 분위기다.

중국인 근로자 중 불법체류자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력보다 임금이 싸고 힘든 일도 가리지 않아 고용 업체들이 취업 비자 확인도 없이 불법체류자를 고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들이 언제 어디에서 세종으로 왔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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