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vs 신당창당 등 관심
‘안철수계’ 신용현·한현택 영향
독자노선 구축시 지역야권 격변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안철수 전 의원의 정계복귀 선언으로 중도보수층 야권이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총선을 앞둔 충청권 지역 정가의 영향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안 전 의원을 향한 러브콜이 쇄도하는 가운데, 그의 행보에 따른 지역 정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새해업무가 시작되는 첫 날 안철수 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며 1년 4개월 만에 정계 복귀를 분명히 했다.

야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안 전 의원의 선택이 앞으로 그려질 총선 지형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야권 개편에서 가장 주목되는 보수통합에 그가 어떤 역할을 할지 지켜보는 시각이 상당하다.

무엇보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거론되는 '보수 빅텐트'에 참여할지 관심이 쏠리지만 안 전 의원은 한국당 합류에 어느정도 선을 긋고 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 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계속 착취당하고 볼모로 잡혀있을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한국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감추지 않았다.

또 지난해 여러 차례 러브콜을 보냈던 새로운보수당은 안 전 의원의 또 다른 선택지로 작용한다.

하지만 새보수당을 주도하는 바른정당계가 그동안 바른미래당 내에서 국민의당계와 정체성·노선을 놓고 끊임없이 갈등을 거듭해 온 점은 안 전 의원의 새보수당 합류의 걸림돌로 꼽힌다. 이같은 배경 속에 안 전 의원의 향후 행보는 크게 둘로 나뉘는 상황이다.

일단 안 전 의원 자신이 창당한 옛 국민의당을 모태로 한 바른미래당으로의 복귀를 꼽을 수 있다.

손학규 대표는 당내 상황을 정리해 '제3지대 정당'으로 재창당하겠다는 구상으로, 안 전 의원에게 전권을 위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안 전 의원으로서는 자신이 머물던 바른미래당 전권을 쥐고 제3지대 정당을 주도하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반대로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과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독자 생존'을 택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전권을 넘기겠다'는 손 대표의 약속을 마냥 신뢰할 수 없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제3정당으로서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지역에서는 대표적으로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신용현 국회의원과 한현택 전 동구청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역 야권의 셈법이 안 전 의원의 발길에 따라 크게 엇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안 전 의원이 보수통합 열차에 탑승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특히 안 전 의원이 보수통합에 아예 선을 긋고 신당 창당 등으로 독자노선을 구축할땐 지역 야권은 격변에 가까운 개편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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