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소망]‘요리는 감이여’ 저자 주미자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3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석해 초등 학력을 인정받았다. 내년에도 열심히 해 고등학교도 가고 뭐든 다 해보고 싶다. 뭐든 다 할 수 있는 나이 아닌가.”

지난해 51명의 충청도 할머니들이 제작해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까지 받으면서 큰 화제를 모았던 책 ‘요리는 감이여’. 이 책의 저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주미자(77·사진) 할머니는 “겨울엔 빙판에 넘어져 바지에 구멍이 난 날에도 출석했다. 개근상이 있었다면 받았을 텐데 없어서 아쉽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주미자 할머니가 늦깎이 학생이 된 데에는 서글픈 사연이 있다. 주 할머니는 1942년 일본에서 태어나 세 살 무렵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6·25전쟁으로 천애 고아가 돼 오랫동안 절에서 생활해야 했다.

몇 해 전 속세로 나왔다는 주 할머니는 이웃의 추천으로 충남교육청평생교육원 문해교실에 참가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학업에 발을 들였다.

주 할머니는 대통령이 추천한 책의 저자가 된 점에 대해 “얼떨떨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 방송 촬영도 하고 한글날에는 광화문에서 우황청심환을 먹고 대표로 애국가 제창도 했다”며 “서울에서 으리으리하게 졸업식도 했고 작가로서 사인회도 해봤다. 매일매일이 행복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주미자 할머니는 “뒤늦게 공부하는 게 부끄러워 못나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배움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내가 학교를 못갔던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그 때 그 시절이 그러했다. 이제 세상이 바뀌었고 못다한 공부, 이제라도 하라고 젊은 사람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계획에 대해선 “이제 나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나이 아닌가? 열심히 운동도 할 거다. 건강해야 공부도 더 할 수 있다”며 “신나게 어르신들을 위해 자원봉사도 하러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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