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모든 엄마는 늘 바쁘고 하루가 짧다고 느껴진다. 저는 워킹맘으로 하루를 두 개의 직업으로 살았다. 오전엔 엄마라는 직업으로, 오후엔 회사대표라는 직업으로...

이렇듯 바쁘게 쳇바퀴 도는 하루를 20년 동안 살다보니 어느새 나이가 오십이 훌쩍 넘었다. 그렇지만 같이 살고 있던 친정어머니의 육아도움으로 딸 하나 키우는데 큰 어려움이 없이 편하게 일 할 수 있었다. 지나고 보니 딸 하나만을 키우는 엄마였지만 아이에 의해 엄마인 나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더없이 온전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을 수 있게 도와준 분들은 친정어머니와 여형제들이었다. 육아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여형제들이 일부러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며 여러 조카들과 함께 공동으로 엄마들의 부재를 채우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러나 요즘 시대의 아이들의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모두 바쁘게 살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 아이들은 정이 고프다. 이렇게 정이 고프게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저출산이 문제라고 매스컴에서 떠들어 대지만 정작 제대로 된 문제해결 방안은 없어 보인다.

엄마들이 홀로 키우는 독박육아라는 문제에서 벗어나야 다시 둘, 셋을 낳을 용기가 생길 것이다. 육아시간이 주는 행복감도 온전히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엄마여서 행복하다' 느끼는 저 역시도 아이 둘을 낳을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는 실질적인 육아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들이 하루 속히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정미<세종시 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 위원·전 아동미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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