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청주 도시공원 거버넌스 종료 … 남은 과제는
3개월 시한 2차 활동 마무리
등산로폐쇄 지주협 해결 과제
500억원 예산 마련 산넘어 산

上. 제외된 구룡공원 2구역
下. 도로·녹지도 현안 산적

▲ 18일 청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주시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난개발대책거버넌스 10차 회의에서 한범덕 청주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청주시 제공
▲ 18일 청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주시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난개발대책거버넌스 10차 회의에서 한범덕 청주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청주시 제공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청주시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난개발대책거버넌스(이하 거버넌스)가 18일 제10차 전체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 한해 청주지역 최대의 논란이 된 구룡공원 민간공원개발 해결을 위해 구성된 거버넌스는 구룡공원 1구역 전체매입 및 민간공원개발이라는 결과를 냈다. 하지만 아직도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 일몰제를 대비해 준비해야 할 과제 또한 산적해있는 상태다. 충청투데이는 2회에 걸쳐 남은 과제를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올해 청주지역의 최대 현안은 단연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른 민간공원개발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청주시장기미집행도시공원민관거버넌스’가 모두 18회의 회의끝에 합의안을 내놨다. 이 합의안에 구룡공원에 대한 민간공원개발이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반발이 시작됐다. 시민사회단체와 서원구 성화동, 산남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반발은 한범덕 청주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까지 거론되며 거세졌다.

결국 지난 8월 19일 3개월을 시한으로 2차 거버넌스가 구성됐다. 거버넌스는 3개월 간 10회의 전체회의, 36번의 실무TF 회의를 거치며 합의안을 내놨다.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구룡공원에 대해서는 시행사가 1구역 전체를 매입하고 면적의 13%(구룡공원 전체면적의 5%)에만 공동주택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2구역은 전체 보존을 전제로 지주협약과 매입을 병행하기로 했다. 거버넌스는 이 밖에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의 난개발 관리방안으로 △총괄조정을 위한 총괄기획가 운영 △민간공원개발 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수립 △난개발 방지를 위한 도시계획적 관리방안 연계 수립을 권고했다.

18일 한 시장은 거버넌스를 마무리하는 제10차 전체회의에서 “어떤 사안을 바라볼 때 시각의 차이가 있다. 다름을 서로 이해하는 과정을 거버넌스가 보여줬다”며 “이번 거버넌스 합의안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거버넌스는 그 동안의 과정에 대해 협치의 과정을 보여줬다며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은 과제는 녹록지 않다. 남은 과제의 결과에 따라 ‘협치의 과정’이 아닌 ‘대안 없는 비판’의 사례로 남을 수 있다.

우선 구룡공원 2구역 전체 보존부터 난제다. 구룡공원 지주협의회는 지난 8일 2구역 등산로 출입구에 철조망을 설치해 등산객의 출입을 막고 있다. 거버넌스는 지주협약을 전제로 매입을 병행해 2구역 전체를 보존하라고 권고했지만 지주협의회가 지주협약에 우호적일 지는 미지수다.

정춘수 구룡공원 지주협의회장은 “지주협의회에 가입한 토지주 중 지주협약에 자발적으로 응할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구룡공원의 보존이 중요하다면 청주시가 진정성을 갖고 지주협약에 나서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지주협의회는 지주협약을 거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주협약이 무산되면 2020년 7월 1일자로 매입에서 제외된 나머지 구역은 해제된다.

지주협약 외 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산 넘어 산이다. 청주시는 지난 9월 제2차 추경에서 시의회의 심의를 거쳐 475억 6480만원의 녹색사업육성기금으로 확보했다. 단 시의회 농업정책위원회는 이를 예치금으로 전환해 집행과정에서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청주시가 내년에 확보할 공원매입비는 100억원 가량으로 전해지고 있다. 약 6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한 청주시는 이론적으로 구룡공원에 중앙투자심사를 피할 수 있는 최대치인 500억원 투입이 가능하지만 시의회가 이를 용인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시의회는 초선그룹과 다수그룹으로 나뉘어 서로 발의한 안건을 부결시키는 보복전을 벌이는 등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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