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예산집행 ‘해법’ 절실
장기미집행 시설 1008개
내년 7월 해제만 448개소
市 602개 시설 계획 수립

上. 제외된 구룡공원 2구역
下. 도로·녹지도 현안 산적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청주시의 공원은 총 68개다. 구룡공원 민간공원개발로 홍역을 치렀지만 남은 공원이 67개다. 그 중 내년 7월 1일 해제대상인 공원이 38개다. 청주시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난개발대책거버넌스(이하 거버넌스)는 33개 공원을 필수 공원으로 선정했다. 애초 청주시가 지키려 했던 25개보다 8개가 넘었다. 이에 필요한 매입비만 4420억원이다. 역시 청주시가 부담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필수 공원 중에서도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공원은 해제 수순을 밟게 된다. 만일 구룡공원 1·2구역이 정상적으로 민간공원개발이 진행됐다면 구룡공원의 70% 이상이 보존된 상태에서 추가 매입이 가능했던 공원이 해제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은 공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청주의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은 도로, 주차장, 광장, 공원, 녹지, 유원지 등을 합해 1008개다. 그 중 일몰제 시행에 따라 내년 7월 해제될 시설만 448개소다. 시설 수로는 도로 316개, 광장 11개, 녹지 62개 등이다. 청주시는 ‘자동실효시설 정비를 위한 도시관리계획 수립 용역(이하 용역)’을 진행중이다. 청주시는 이 중 602개 시설에 대해 단계별 개발계획을 수립 후 매입하고, 나머지는 용역을 통해 관리계획변경 혹은 시설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거버넌스에서도 이들 시설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다. 거버넌스는 노선을 살펴 40개 필수도로를 정하고 우선순위를 지정했다. 40개 필수도로의 예상 매입비는 2200억원이다. 또 16개의 필수녹지도 지정했는데 예상 매입비는 685억원이다.

문제는 거버넌스의 필수시설 지정에도 불구하고 청주시가 이를 매입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청주시가 20일 시의회에 제출할 2020년도 본예산은 2조 5000여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올해 본예산 2조 3000여억원보다 약 2000억원이 늘었다. 예산 규모는 늘었지만 가용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청주시의 예산규모가 늘어난 것은 정부의 513조원 슈퍼예산 편성에 따른 국비 증가분이 영향을 줬는데 국비가 늘면서 이에 대한 매칭사업비도 따라 늘면서 오히려 청주시의 가용예산은 줄었다. 이에 더해 내년도 지방소득세도 올해 보다 큰 폭의 삭감이 예상된다.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 매입비가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청주시는 자체 사무관리비 및 각 단체에 지원하는 보조금의 5% 가량을 일괄 삭감했다. 또 SOC(사회간접자본) 예산도 올해 보다 30% 가량 삭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를 능가하는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 SOC 예산 삭감에 따른 지역 건설업계의 반발이 예상되고, 보조금 지원단체 또한 어려움을 호소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 매입 과정에서 우선순위에 대한 이의 제기와 함께 지역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청주시 관계자는 “청주시는 거버넌스 합의안을 최대한 이행할 것이지만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합의안 이행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거버넌스 위원 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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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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