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88)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등 건강상의 이유로 광주에서 진행 중인 사자(死者) 명예훼손 재판 출석을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이 최근 지인들과 골프를 치고 타수까지 정확하게 계산하는 등 병중이란 사실을 무색하게 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는 어제(7일) 전 전 대통령이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인들과 함께 골프 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인들과 함께 골프 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공개된 영상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강제 진압을 회피하는 전 전 대통령의 발언도 고스란히 담겼다.

임 부대표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묻자 전 전 대통령은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나는 광주 학살에 대해서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 5·18 민주화운동 당시 발포 명령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내가 왜 직접 책임이 있어? 내가 왜 발포 명령 내렸어? 발포 명령 내릴 위치에도 없었는데 군에서 명령권 없는 사람이 명령해?"라고 강력 부인했다.

1000억 원이 넘는 추징금과 고액 세금에 대해서는 "자네가 좀 내줘라"고 낼 수 없다는 취지의 말로 응수했다.

임 부대표는 오늘(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알츠하이머 환자일 수가 없다는 확신 100%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걸음걸이, 스윙하는 모습이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기력이 넘쳐 보였다"며 "가까운 거리는 카트를 타지 않고 그냥 걸어서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건강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생생히 지켜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프장 캐디들도 본인들은 가끔 타수를 까먹거나 계산 실수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씨는 본인 타수를 절대로 까먹거나 계산을 헷갈리는 법이 없다고 한다"며 "아주 또렷이 계산하는 것 보면서 캐디들도 이 사람이 치매가 아니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더라"고 밝혔다.

임 부대표는 골프장에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도 같이 있었다며 “영상이 있지만 방송에 공개하기 부적절할 정도로 동물에 비유한 육두문자를 고래고래 고성과 함께 지르는 모습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5.18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가면 쓴 사탄’이라고 비난해 명예 훼손 혐의로 기소 됐지만 알츠하이머 등을 이유로 재판에 잇따라 불출석 하고 있다.

또 1020억 원에 이르는 추징금과 40억 원이 넘는 세금을 미납 중이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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