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지나가고 성묘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7~9월 소방관들의 출동 70% 이상이 벌집 제거 활동에 집중된다. 말벌 개체 수가 최대로 증가하는 지금 소방대원 벌집 제거 출동 또한 최대치에 이르고 있다. 또한 최근 도시개선 작업에 따라 녹지 공간 비율이 높아지면서 말벌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고, 기온 또한 높아져 도시 내 말벌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벌 쏘임 사망자는 10명에 달했고, 올해도 이미 1명의 사망자가 나타났다. 이송환자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 벌 쏘임 이송환자는 6000여 명, 2019년 상반기에는 800여 명에 달했다.

불청객인 말벌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말벌에서 '말'은 '크다'는 뜻의 접두사다. 즉 말벌은 큰 벌이라는 말이다. 말벌 가운데서도 가장 큰 종인 장수말벌은 몸길이가 어른 새끼손가락만한 5㎝에 이른다. 장수말벌은 덩치만 큰 게 아니라 무는 힘도 세고 독침의 독도 강력 하다. 꿀 벌집을 초토화해 양봉 농가를 울리는 녀석들도 대부분 장수말벌이다. 추석 때 벌초나 성묘를 하다가 벌에 쏘여 죽는 경우가 매년 몇 건씩 나오는데 역시 장수말벌이 주범이다.

말벌에 쏘이면 어떻게 될까? 다양한 종류의 독이 한꺼번에 여러 경로로 인체 기능에 영향을 준다. 과민성, 알레르기, 비 알레르기 반응으로 나타나며 대부분 아민류에 의한 반응으로 아픔, 가려움, 부음, 혈관 확장의 증상, 열상을 보인다. 벌 독에 쏘였을 땐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79%에 달해 과민성 쇼크를 일으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뱀과 거미 독보다 벌 독이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말벌에 쏘이게 되면 반드시 30분 이내에 병원으로 가야한다. 이렇듯 환자 이송을 하는 구급대원들의 필요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예방 및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자. 벌 쏘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향수나 향기가 진한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고 벌을 자극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말벌은 어두운 색깔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나들이 시 밝은 색 옷을 입는 게 좋으며 모자와 장갑, 긴소매 옷을 착용한다.

벌의 공격을 받았을 때는 외투로 머리와 목을 감싸면서 멀리 달아나도록 한다. 말벌의 경우 30m 이상 달아나면 더 이상 쫓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로 긁는다거나 집에 있는 장을 바르는 건 하지 않고, 물로 깨끗이 씻어낸 후 염증을 줄여주기 위해 차가운 물병, 얼음을 댄 후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 진<아산소방서 탕정119안전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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