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후 3당 표정

4·24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은 다수 의석을 앞세워 '당결집을 위한 공세론'을 펴는 반면 민주당은 '수세적 결집론', 자민련은 '보·혁 구도'에 따른 활로모색에 나서고 있다.

여야 각당은 끊임없이 제기되는 정계개편론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잠복', 민주당은 '수면위 부상'으로 극명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재보선 결과 국회의원 선거 2곳을 추가하면서 일단 정국 주도권을 확보한 한나라당이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을 통해 국회의석 과반수보다 17석이 넘는 153석(전체 272석)을 확보했다.

한나라당은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외부 때리기'를 지속함으로써 내부 결속 강화에 나선 분위기다. 특히 정계개편론과 관련해 당내 소장파들이 선거결과를 놓고 신당 참여 등에 주춤하고 있어 전당대회 이전까지는 당내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나라당은 당 쇄신안을 통한 개혁작업이 완수되면 내년 총선에서도 전망이 밝다고 자평하는 등(박희태 권한대행) 자신감을 회복한 분위기다.

한나라당 당권주자들은 6월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당선되기 위해 여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개혁·선명 야당을 주장할 것으로 보여져 한나라당의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사실상 재보선에서 전패한 민주당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당 추스르기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보선으로 의석수가 101석에 그쳐 한나라당에 비해 52석이나 뒤지고 있는 민주당은 재보선 참패의 원인이 당 개혁안을 놓고 극심하게 벌어진 신·구 주류 내홍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당을 리모델링해야 한다'(이상수 총장), '분당하면 양쪽다 진다'(정대철 대표)는 입장을 표명하며 당의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개혁파 일부에서도 '몇몇 사람이 모여 신당을 논의하면 자칫 분당이 될 수 있다'(송영길 의원)고 언급하며 '당내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개혁안을 주장했던 신주류는 '이번 선거에서 개혁당 류시민 후보의 당선이 개혁의 당위성을 상징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신당론'에 무게를 싣고 있어 당 개혁안을 놓고 내홍이 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민련=충청권에서 공주시장 참패로 인해 '당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내년 총선과 관련해 당을 새롭게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자민련 일각에서는 심대평-김종필을 쌍두마차로 하는 뉴 DJP(대평+종필)론이 대두하고 있다. '신 DJP론'은 내년 총선이 보수·혁신의 구도로 진행될 경우 원조 보수인 자민련의 입지가 확대 강화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특히 충청권과 경북 일부, 전북 일부, 수도권중 인천 등에서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을 겨냥해 '집중'할 경우 승산이 있지 않느냐는 내부 분석도 내놓고 있다.

현 정국에서 종속변수로 작용하는 자민련은 정계개편이 인적 개편이 아닌 보·혁 구도의 재편이 될 경우 유리한 입지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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